2018.3.24. 사순 제5주간 토요일                                                                                 에제37,21ㄴ-28 요한11,45-56



모두가 하느님의 수중에 있다

-기도하라, 감사하라, 최선을 다하라-



모든 것은 하느님의 뜻대로 이뤄집니다. 그러니 하루하루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살면 됩니다. 과거에 연연할 것도 미래에 두려워할 것도 없습니다. 과거도 미래도 하느님의 영역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늘 하루 지금 여기서 깨어 최선을 다해 기도하며 노력하며 사는 것입니다.


어제 읽은 중국의 전국시대 사상가로 성악설을 주장한 순자의 동상아래 새겨져 있다는 글귀가 생각납니다. ‘학불가이이學不可以已’, 즉 ‘배움은 그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평생학인이 되어 평생공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널리 배워 날마다 자신을 돌아보면 지혜가 밝아져 행실에 허물이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순자는 항구한 노력을, 공부를 강조합니다. 착한 사람도 공부하지 않으면 악한 사람이 될 수 있고, 악한 사람도 공부하면 착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모두의 분발을 촉구합니다. 공부중의 공부가, 하느님을 알아가고 나를 알아가는 평생공부입니다.


항구한 배움의 공부에 하나 추가한다면 항구한 기도입니다. 기도해야 하느님의 뜻을 깨달아 알 수 있고 하느님의 뜻대로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여 100% 하느님의 손에 달린 듯이 기도하고, 100% 내 손에 달린 듯이 실천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과거에 연연하여 ‘만약 ---했더라면’ 후회하는 것은 참 어리석고 부질없는 일입니다. 하느님이 보시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입니다. 하느님은 회개한 이의 과거를 묻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최선, 최상의 방법으로 인도해 오셨음을 믿고 오늘 지금 여기에 최선을 다해 살면 됩니다.


‘인간만사새옹지마人間萬事塞翁之馬’란 말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인간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새옹지마니 눈 앞에 벌어지는 결과만을 가지고 너무 연연해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섭리를 믿고 최선을 다하되 집착하지 말고 초연하라는 말과도 통합니다. 전화위복轉禍爲福, 화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말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어찌보면 이 두 한자말은 하느님의 섭리를 상징한다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 희망이십니다. 절망은 없습니다. 어제 강론 주제였습니다. 여기에 분도 규칙에 나오는 두 구절도 추가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희망을 하느님께 두라.’, 그리고 ‘하느님의 자비에 절대로 실망하지 마라.’는 구절입니다. 더불어 절망絶望, 원망怨望, 실망失望의 삼망三望이란 말도 생각납니다. 정말 하느님을 믿는 이들이라면 이런 삼망三望은 저절로 사라질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 말씀을 보면 이해가 확연해 집니다. 세상은 알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하느님의 ‘아이러니irony’로, 즉 역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니 때가 되어 깨달아 알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이를 안다면 최선을 다하되 초조해 하거나 불안해 하지 않을 것입니다. 멘탈붕괴, 멘붕, 즉 정신붕괴에 이르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기도하며 하느님의 뜻을 찾을 것이고 내적평화와 여유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장면이 참 혼란스럽습니다. 요한의 일곱 번째 마지막 표징, 라자로를 살리신 일이 역설적으로 예수님의 죽음을 초래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벌어진 일도 라자로를 살리신 일이 확대되어 생긴 것입니다. 


이어 카야파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해 죽는 것이 더 낫다고 예언합니다. 예수님의 죽음을 합리화하며 자기도 알지 못하고 한 예언이 그대로 이뤄졌으니 이 또한 아이러니입니다. 후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체험한 복음사가가 카야파의 예언에 하느님의 뜻이 반영됐음을 깨닫습니다.


‘곧 예수님께서 민족을 위하여 돌아가시리라는 것과, 이 민족만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모으시려고 돌아가시리라는 것이다.’


카야파는 결코 이렇게 까지 깊이 깨닫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라자로의 소생도, 카야파의 예언도, 예수님을 죽이자는 결의도 하느님의 계획속에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인간의 무지와 악을 최선을 다해 활용하시며 이 모두를 당신 뜻대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원대한 섭리를 깨닫습니다. 


그 누구도, 그 무엇도 하느님의 섭리를 좌절시킬 수 없습니다. 바로 그 결정적 증거가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그 누가 제1독서 에제키엘의 예언이 먼 후대, 파스카의 예수님을 통해 이뤄지리라는 것을 알았겠습니까? 요즘 한반도에 평화통일기운이 서서히 피어나리라는 것을 얼마전만 해도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습니까?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 묘하기만 합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자비에 절대로 실망하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옳습니다.


“나의 성전이 그들 한가운데에 영원히 있게 되면, 그제야 민족들은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나의 성전이 가리키는 바, 바로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우리 한가운데 영원히 자리잡게 된 성전이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통해 우리는 주님이신 하느님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눈에 우연이지 하느님 눈엔 필연입니다. 모두가 하느님 손안에, 하느님 섭리안에 있습니다. 하느님을 벗어난 시간이나 장소, 사람이나 사건이나 사물은 하나도 없습니다. 최선을 다해 기도하고 노력하는 이들에게 결국은 모두가 잘 될 것입니다. 그러니 긍정적 낙관적 인생관을 지닐 수뿐이 없습니다. 하여 바오로의 권고가 영적 삶에 만고불변의 진리임을 깨닫습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5,16-18).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살아야 언제나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장 가까이 있는 ‘그래도’ 섬에서 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살 때 우리는 하느님의 섭리를 잘 깨달을 수 있습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렇게 살도록 도와주십니다. 오늘 지금 여기 이 자리가 '꽃자리'임을 깨딛게 하십니다. 화답송 후렴이 오늘 말씀을 요약합니다.


“목자가 양 떼를 돌보듯 주님은 우리를 지켜 주시리라.”(예레31,10ㄹ). 아멘.

  • ?
    안젤로 2018.03.24 09:37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5,16-18).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91 회개가 답이다 -만남, 회개, 겸손-2018.4.5. 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4.05 128
1190 인생순례여정 -미사전례의 생활화-2018.4.4. 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4.04 132
1189 부활하신 주님과 ‘만남의 여정’ -참나의 발견과 확인-2018.4.3. 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4.03 181
1188 부활의 증인證人들 -주님의 담대한 용사勇士들-2018.4.2. 부활 팔일 축제내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4.02 168
1187 파스카의 삶 -날마다 새로운 시작-2018.4.1. 주일 주님 부활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8.04.01 187
1186 그리스도 우리의 빛 -파스카 성야-2018.3.31. 성토요일 파스카 성야 프란치스코 2018.03.31 180
1185 봄이 온다 -부활의 희망-2018.3.30. 주님 수난 성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30 166
1184 하느님 주신 참 좋은 사랑의 선물 셋 -예수님, 성체성사, 발씻어주심-2018.3.29. 주님 만찬 성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29 201
1183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유다가 문제라면 답은 예수님뿐이다-2018.3.28. 성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28 151
1182 역사는 현재現在다 -하느님은 조화調和이시다-2018.3.27. 성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27 134
1181 사랑이 답이다 -사랑 예찬禮讚-2018.3.26. 성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26 98
1180 어떻게 살 것인가? -물음, 돌아봄, 찾음, 비움-2018.3.25. 주님 수난 성지 주일 1 프란치스코 2018.03.25 212
» 모두가 하느님의 수중에 있다 -기도하라, 감사하라, 최선을 다하라-2018.3.24. 사순 제5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24 189
1178 하느님이 희망이시다 -절망은 없다-2018.3.23. 사순 제5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23 187
1177 관계의 깊이 -주님과의 관계가 답이다-2018.3.22. 사순 제5주간 목요일 2 프란치스코 2018.03.22 133
1176 아름답고 거룩한 죽음 -귀천歸天-2018.3.21. 수요일 사부 성 베네딕도(480-543/547) 별세 축일 1 프란치스코 2018.03.21 168
1175 주님과 신망애信望愛의 관계 -주님과 일치가 답이다-2018.3.20. 사순 제5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20 104
1174 참 좋은 배경의 사람 -성 요셉-2018.3.19. 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8.03.19 259
1173 영광스런 삶과 죽음 -예수님이 답이다-2018.3.18. 사순 제5주일 1 프란치스코 2018.03.18 144
1172 기도가 답答이다 -벽壁이 변하여 문門으로-2018.3.17. 사순 제4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17 101
Board Pagination Prev 1 ...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