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9.7.16.연중 제15주간 화요일                                                                               탈출2,1-15ㄴ 마태11,20-24

 

 

 

믿음의 여정

-기도, 회개, 깨달음, 믿음-

 

 

 

삶은 믿음의 여정입니다. 오늘 말씀 묵상중 새삼 깨닫게 된 진리입니다. 허무하고 무의미한 삶이 아니라 하느님 향한 믿음의 여정이라는 것입니다. 심신은 날로 노쇠해가도 믿음은 계속 성장, 성숙되어가는 믿음의 여정입니다. 막연한 믿음이 아니라, 끊임없는 기도와 회개의 삶중에 깨달음과 더불어 깊어지는 믿음의 여정입니다. 

 

얼마전 써놓은 “나도 그렇다”라는 세편의 시중 한 편은 소개했고 남은 두편의 시를 소개합니다. 자연을 통한 일종의 깨달음과도 같은 믿음을 추구한 시입니다. 

 

-“참 멋지다/초연하다/회심정 정자앞 길

지날 때 마다/돌아보는/자귀나무꽃

늘 향기 맡고/찾아 내는 꽃/은은하고 그윽한 향기

침묵의 향기/겸손의 향기/존재의 향기/나도 그렇다”-

 

-“늘 봐도/늘 좋은 불암산

크다/높다/깊다/고요하다/의연하다/나도 그렇다

늘 봐도/늘 좋은 수도원길/하늘길

곧다/넓다/길다/나도 그렇다”-

 

여기서 주제가 된 자귀나무꽃, 불암산, 수도원길 모두가 참 믿음의 표상들입니다. 참 누구나 갈망하는 한결같은 믿음입니다. 과연 날로 깊어가는 성장, 성숙해 가는 우리의 믿음인지 자문하게 됩니다. 

 

저절로 믿음이 아니라 끊임없는 기도와 회개, 그리고 깨달음과 더불어 깊어지는 믿음입니다. 얼마전 격정에 사로잡힌 자매님과 면담성사중 대화 한 토막을 소개합니다.

 

-“오빠는 좋은 분입니다. 그러나 종교가 없습니다. 하느님을 믿지 않으니 자기가 누군지 모릅니다. 자기만 압니다. 너무 답답합니다. 도대체 대화가 통하지 않습니다. 회개가 뭔지도 모르는가 봅니다.”

 

-“아, 그래서 무지의 병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모르면 기도도 회개도 모릅니다. 회개해야 자신을 알아 겸손도 지혜도 있는데 하느님을 믿지 않으니 애당초 이게 불가능합니다. 

제가 보기에 독일과 일본의 차이도 아마 여기 있지 않나 싶습니다. 2차 대전후 독일은 철저한 자기반성의 회개가 이뤄졌지만 일본은 잘못을 뉘우치는 회개가 없습니다. 

하느님의 자녀인 자매님이 믿지 않는 오빠와 똑같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오빠의 무지와 부족을 그대로 자비롭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그냥 묵묵히 평화롭게 지내십시오. 그것이 믿음의 승리입니다.”-요지의 조언후 말씀의 처방전 보속과 사죄경, 그리고 강복을 드렸습니다.

 

오늘 제1독서 탈출기 내용은 늘 읽어도 흥미롭습니다. 하느님의 깊고 오묘한 섭리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기도와 더불어 회개의 여정에 충실한 믿음 깊은 이들이 이런 하느님의 섭리를 잘 깨달을 수 있습니다. 사실 믿음의 눈에 우연은 없습니다. 저희 수도원의 경우만 봐도 누구라 말하지 않아도 '신의 한 수'라 할 정도로 기막힌 섭리의 형제들을 목격하고 있지 않습니까? 사실 하나하나 모든 수도형제들이 신의 한 수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모세야말로 진정 신의 한 수, 하느님 섭리의 인물임을 깨닫습니다. 모세의 탄생 과정과 구출과정을 통해 하느님의 섬세하고 자상한 손길이 감지됩니다. 가장 안전한 파라오의 딸의 양자가 되었으니 참 기막힌 하느님의 솜씨입니다. 여기서 ‘왕골 상자’는 ‘노아의 방주’와 똑같은 히브리어라 합니다. 그러니 노아의 방주같은 왕골상자를 통해 모세를 구한 하느님의 배려입니다. 

 

또 “물에서 전져 냈다.”하여 모세로 명명했고, 옛 교부들은 물의 세례를 통해 구원받은 상징의 예표를 여기서 깨달았습니다. 하여 물로 세례 받은 우리 모두도 영적으로 모세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왜관수도원이나 우리 요셉수도원에 모세란 수도명을 지닌 형제가 없어 아쉽습니다. 

 

혈기 왕성한 모세는 이집트인을 죽였고 탄로되자 파라오를 피해 도망쳐 미디안 땅에 자리 잡으니 바야흐로 수련장인 하느님의 휘하에서 모세의 인생 수련이 시작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문제는 회개입니다. 참된 기도에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회개인데 바로 회개가 없는 예수님의 지탄을 받는 코라진, 벳사이다, 카파르나움이 모두 여기에 해당됩니다. 기적이 의도하는 바도 회개의 응답이었는데 그 많은 기적에도 불구하고 회개가 없던 도시들이었습니다.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 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너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예수님의 저주가 아니라 회개를 촉구하는 간절한 소망이 담긴 충격요법의 말씀입니다. 세상에 회개하지 않아 자기 죄를 모르는 무지의 사람보다 답답한 사람은 없습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하느님을 잊고 사는 오늘날 사람들에게 그대로 해당되는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믿음의 기도로부터 시작됩니다. 기도-회개-깨달음-믿음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런면에서 미사를 중심으로 질서있게 배열된 시간경 기도들이 잘 조화된 하루의 수도원 일과표는 그대로 ‘회개의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끊임없는 기도와 함께 가는 끊임없는 회개, 끊임없는 깨달음, 그리고 날로 깊어지는 믿음은 바로 수도원의 일과표가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기도, 회개, 깨달음을 통한 믿음의 여정에 항구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07.16 08:14
    주님, 끊임없는 기도와 회개, 깨달음으로 깊어지는 믿음을 지금 살고 있는 이곳에서도 함께 할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73 행복의 여정旅程 -주님과 함께 하는 삶-2019.7.30.연중 제17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30 136
1672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사랑 예찬-2019.7.29.월요일 성녀 마르타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7.29 168
1671 기도와 삶 -기도해야 산다-2019.7.28.연중 제17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7.28 170
1670 누가 밀이고 누가 가라지인가? -지혜, 겸손, 자비, 인내-2019.7.27. 연중 제16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27 158
1669 항구한 자기훈련의 수행 -절망은 없다-2019.7.26.금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7.26 168
1668 사람은 무엇인가? -하느님의 모상, 하느님의 자녀-2019.7.25.목요일 성 야고보 사도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7.25 198
1667 ‘씨뿌리는 삶’에 항구한 사람들 -믿음이 답이다-2019.7.24.연중 제16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24 181
1666 "누가 예수님의 참가족에 속하나?" -믿음, 말씀, 찬미, 실행-2019.7.23. 연중 제16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9.07.23 175
1665 영원한 반려자 -주님과의 영적 우정-2019.7.22.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7.22 155
1664 환대의 영성 -주님과 이웃을, 농민을 환대합시다-2019.7.21.연중 제16주일(농민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7.21 170
1663 주님과 함께, 늘 새로운 시작 -광야 인생 여정-2019.7.20.연중 제15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20 124
1662 분별의 잣대는 사랑 -사랑은 율법의 완성-2019.7.19.연중 제15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19 135
1661 배움의 여정 -온유, 겸손, 안식-2019.7.18.연중 제15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18 144
1660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 -주님과 만남의 때-2019.7.17.연중 제15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17 218
» 믿음의 여정 -기도, 회개, 깨달음, 믿음-2019.7.16.연중 제15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16 174
1658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믿음이 답이다-2019.7.15.월요일 성 보나벤투라 주교 학자(1217-1274)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7.15 133
1657 어떻게 해야 영생을 받을 수 있나? -사랑 실천이 답이다-2019.7.14.연중 제15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7.14 140
1656 "참 멋지다!" -참 아름답고 거룩한 삶과 죽음-2019.7.13.연중 제14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13 152
1655 늘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 -늘 기도하십시오-2019.7.12.연중 제14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12 167
1654 환대의 영성 -환대의 하느님, 환대의 사랑, 환대의 기쁨-2019.7.11.목요일. 유럽의 수호자, 서방 수도생활의 아버지, 사부 성 베네딕도 아빠스(480-547)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7.11 198
Board Pagination Prev 1 ...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 169 Next
/ 169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