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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28.사순 제1주간 화요일                                                            이사55,10-11 마태6,7-15

 

주님의 기도

-기도와 삶-

 

 

“주님, 당신은 대대로 저희 안식처가 되셨나이다.

 당신은 영원에서 영원까지 계시나이다.”(시편90,1.2)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해야 삽니다. 살기위하여, 영혼이 살기위하여 기도합니다. 인간 무지와 허무에 대한 궁극의 답도 기도뿐입니다. 잘 바르게 기도하고 싶은 깨끗한 욕심, 청정욕은 얼마든지 좋습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기도입니다. 기도하는대로 살고 사는 대로 기도합니다.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기도없는 삶은 공허하고 삶이 없는 기도는 맹목이, 광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기도와 삶은 하나라는 말입니다.

 

기도는 간절하고 항구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것은 교회의 한결같은 가르침입니다. 또 오늘 복음의 주님 말씀처럼, 기도할 때에 빈말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합니다. 때로 말을 많이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하지만, 절대 그러지 말라 하십니다. 주님은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알고 계셔도 우리가 기도해야 하는 것은 기도를 통해 정말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것’이 아닌 참으로 ‘필요한 것’을 청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베네딕도 성인의 기도에 대한 가르침도 잘 기억하실 것입니다.

 

“많은 말로써가 아니라. 마음의 순결함과 통회의 눈물로써 우리 간청이 들어 허락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기도가 하느님의 은총에서 영감을 받은 경우가 아니라면 기도는 짧고 순수해야 한다. 모든 이가 모여 있을 때, 기도는 짧게 해야 한다.”(성규20,4-5ㄱ)

 

기도와 더불어 얼마전 로마교구 전례 담당자들에 대한 교황님의 강론에 대한 즉석 연설에 공감했습니다.

 

“길고 추상적인 강론은 재난이며 강론은 반드시 10분 이내가 되어야 한다. 종종 사람들이 40분이 넘는 철학강의를 듣는다고 말한다. 강론은 학술 발표문이 되어서는 안된다. 강론은 8-10분 정도가 적당하며 신자들이 가정으로 돌아가 다시 곱씹을 수 있도록 생각과 느낌, 이미지를 포함한 강론이 되어야 한다.”

 

기도중의 기도가, 기도의 모범이 바로 오늘 복음의 주님의 기도입니다. 아주 간절하고 절실한, 단순하고 본질적인 기도로 예수님의 삶이 압축 요약 되어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서 우리도 주님을 닮아 오늘 지금 여기서 단순한 본질적 깊이의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이 또한 평생과정이며 평생 훈련입니다. 기도의 훈련입니다.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가 아쉬어, 참으로 살기위해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것입니다. 참 중요한 영성훈련이 기도의 훈련입니다. 바로 이런 기도중의 기도가 주님의 기도입니다. 주님 친히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신 다음 가르침을 주십니다.

 

앞서 세 청원은 하느님 중심의 청원입니다.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라는 서두의 말마디처럼 하느님은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며 우리는 아버지의 자녀로서 서로 형제임을 확인합니다. 

 

아버지의 이름, 아버지의 나라, 아버지의 뜻이 언제나 우선적 관심사가 되고 우리 삶의 중심인 아버지를 향하게 합니다. 그리하여 ‘아버지의 자녀답게’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도록, 아버지의 나라가 오도록,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우리 또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 협조해 드리며 책임을 다하게 됩니다. 

 

어제 수도원 23년도 예결산회의를 하면서 순간, “위로는 하느님, 아래로는 돈”이라는 생각이 불연 듯 들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하느님 중심”을 잃어버리면 곧장 “돈 중심”의 비인간화의 삶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주 오래전 신학교 때 문세화 신부님의 강의중 “아버지의 자녀답게” 살라는 말씀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인간답게 너무 추상적이다, 아버지의 자녀답게 아주 구체적이고 분명하다. 그러니 아버지의 자녀답게 존엄한 품위의 삶을 살아야 한다.” 바로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게 해주는 기도가 주님의 기도입니다. 그래서 사제는 미사시 주님의 기도를 바치기 전 “하느님의 자녀되어, 구세주의 분부대로 삼가 아뢰오니” 권고합니다.

 

이어 우리가 땅에서의 현실 생활에 절대적 필수 요소인 넷입니다. 일용할 양식에 대한 청원이요, 용서해달라는,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달라는, 악에서 구해달라는 간절한 청원입니다. 간절한 네 청원과 더불어 우리의 협조도 필수입니다. 일용한 양식을 위해, 용서를 위해,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 악에서 구함받기 위해 우리 또한 최선을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기도에 더하여 주님은 용서를 다시 강조하십니다. 용서를 청하기전 우선 다른 이들을 용서하라는 것입니다. 다른 이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용서하지 않는다 하십니다. 용서도 의식적, 의도적 훈련입니다. 기도의 훈련이듯, 용서의 훈련입니다. 이렇게 주님의 기도를 진지하게 바칠 때 제1독서 이사야서 말씀대로 기도는 그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눈이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그대로 주님의 기도를 두고 하는 말씀같습니다. 무엇보다 주님의 기도의 자리는 미사전례입니다. 우리는 미사전례중 영성체 예식시 다함께 아버지의 한가족, 한자녀들이 되어 주님의 기도를 바친후 일용할 양식인 성체를 모십니다. 바로 정성껏 바치는 주님의 기도와 더불어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충실한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하느님의 나라를 살게 하십니다. 

 

“주님, 저희가 받아 모신 이 성체로 현세의 욕망을 억제하며, 천상 것을 사랑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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