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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7.2.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아모9,11-15 마태9,14-17


                                                                               찬미의 삶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축제이지 고해가 아닙니다. 순례 제3일 6.30일(목) 어제 날의 주제는 ‘찬미의 날’이었습니다. 날씨도 우리 순례자들도 찬미의 기쁨으로 가득한 분위기였습니다. 하여 강론 주제도 ‘찬미의 삶’으로 정했습니다. 


지금 강론 쓰는 시간과 장소는 뭰헨을 지나 알프스 산맥을 배경한 산촌山村 호텔에서 7.1일 새벽에 6.30일 어제 하루를 회상하며 내일 7.2일 강론을 씁니다. 여기는 인터넷 사정이 매우 불편하여 8유로를 지불하고 간신히 Wi-Fi를 사용하여 7.1일 강론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1.어제 저를 포함한 우리 순례자들의 일부는 2회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아침 슈바이클 수도원에서 수도원 10명 안팎의 수사님과 두분의 신부님과 함께 봉헌했습니다. 참 경건하고 아름다운 분위기였습니다. 저 역시 용기를 내어 아주 서툰 독일어에도 불구하고 함께 제대에서 봉헌했습니다. 


새삼 미사의 고마움을, 미사는 ‘성령의 언어’요 보편적이고 공통적인 언어임을 깨닫습니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그 분위기에 맞게 순수한 찬미의 마음으로 기쁘게 미사를 봉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 노수사님들 역시 그대로 자기를 비운 겸손의 사람들, 믿음의 사람들, 무아無我의 사람들로 보였습니다. 


수도원을 떠나기전 나현승 스테파노 신부님은 순례자들에게 귀한 ‘약술(술이지만 주로 비상약품으로 쓰임)’을 선물했습니다. 독일 수사신부님이지만 33년을 한국에서 선교사로 일하셨기에 한국적 인정이 완전히 몸에 밴 분입니다.


2.뭰헨의 두 큰 성당을 순례했습니다. 광장에는 순례객들로 가득했습니다. 모두가 찬미의 기쁨으로 가득한 환한 얼굴들이었습니다. 먼저 방문한 상트 페터 성당은 뭰헨에서 가장 오랜된 성당으로 문헌상으로 1181년 오토 1세가 기존 교회를 증축했다 하니 이미 그전부터 성당은 있었을 것이니 거의 1000년 역사는 될 것입니다. 


이어 방문한 성당은 프라우 뭰헨-프라이징 대교구의 주교좌 성당입니다. 1240년 경에 세워졌다하니 역시 800년 역사의 성당입니다. 성당이 증축되던 15세기 뭰헨의 인구가 1만3천명이었고, 성당 수용인원은 2만명이었다 하니 얼마나 거대한 성당인지 상상을 초월합니다. 


여기 독일의 뭰헨만 아니라 독일은 물론 유럽전체 곳곳이 이런 유서 깊은 거대한 성당들로 가득하니 여러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긍정적 측면으로 이 모두를 ‘믿음의 표지’로 해석하여 옛 신앙인들의 믿음에 경탄할 수도 있겠지만, 부정적인 측면으로 ‘가난한 민초民草들’이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었겠나 하는 점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것입니다. 이런 부정적인 측면을 생각하면 마냥 보고 즐길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3.마지막으로 미사를 봉헌한 옛 베네딕도 보이에른 수도원 아나스타시아 소성당을 잊지 못합니다. 725년에 세워진 보이에른 수도원이니 무려 1300년 역사의 수도원입니다. 수도원 건물의 위용이 번성기에는 얼마나 큰 수도원이었겠는지 짐작이 갔습니다. 1803년 세속화로 인해 수도원은 해체되고 1930년부터는 살레시오회에서 인수하여 사용하고 있다 합니다. 


모두가 사라져 갑니다. 수도원은 사라져도 하느님만은 영원하십니다. 하느님은 이렇게 살아계셔서 친히 우리 순례자들을 인솔하여 옛 신앙인들의 믿음의 발자취를 찾아 나서게 하셨습니다. 아나스타시아 소성당은 베네딕도 성인의 오른쪽 팔목 성유해가 모셔진 곳입니다. 수도원 설립후 몇 년 후 칼 대제가 옮겨왔다 합니다. 그리고 아나스타시아 성유해가 모셔져 있습니다. 


바로 이 성당에서의 미사가 참 아름다웠습니다. 함께 한 순례자들의 입당성가는 그대로 천상의 찬미처럼 들렸고, 미사 후 성 베네딕도와 성 아나스타시아의 성 유해에 침구하고 경의를 표할 때 순례자들의 모습은 얼마나 순수하고 경건했던지요. 그대로 한분한분의 아름다운 믿음을 보는 듯 했습니다. 이렇게 우리 순례자들은 성인들의 성유해를 통해 성인들을 우리에게 선물하신 하느님을 찬미했습니다.


삶은 고해가 아니라 축제입니다. 축제의 삶에 걸맞는 찬미의 삶입니다. 누가 저에게 무슨 기쁨으로 사느냐 묻는다면 저는 지체없이 하느님 찬미의 기쁨으로 산다고 말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분도수도자들이, 믿는 모든 이들이 하느님 찬미의 기쁨으로 살아갑니다. 하여 찬미의 사람들은 참으로 미사를 사랑합니다.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반영하는 미사의 아름다움입니다.


찬미의 사람들은 바로 오늘 지금 여기를 삽니다. 보이메론 수도원 방문 때도 안내하신 분이 강조한 것도 ‘카르페 디엠!’ 오늘 지금 여기를 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을 만나야 할 자리인 지금 여기가 하늘로 열린 문입니다. 바로 찬미의 삶이 온갖 환상을 거둬 버리고 우리 모두 지금 여기서 하늘 나라를 살게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 복음의 주님 말씀을 이해해야 합니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느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본말전도의 어리석음을 범하면 안됩니다. 분별의 지혜에 따라 단식할 때 단식하고, 오늘 지금은 기쁨과 감사로 주님과 함께 축제의 삶, 찬미의 삶을 누리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새부대에 새포도주를 담는 삶입니다. 매일 새날의 새부대에 찬미의 새포도주를 담고 기쁘게 살라는 것입니다. 아모스가 선포하는 그날은 바로 오늘입니다. 온통 주님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아모스입니다.


“보라, 그날이 온다. 산에서 새 포도주가 흘러내리고, 모든 언덕에서 새 포주가 흘러내리리라. 내가 그들을 저희 땅에 심어 주리니, 그들은 내가 준 이 땅에서 다시는 뽑히지 않으리라.”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새포도주의 은총으로 우리를 가득 채워주시고 오늘 지금 여기 당신 안에 깊이 심어 주십니다. 


“은혜를 베푸신 주님께 노래하리이다. 지극히 높으신 주님 이름 찬양하리이다.”(시편13,6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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