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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5. 연중 제31주간 토요일                                                               필리4,10-19 루카16,9ㄴ-15


                                                                                 참 자유인

                                                                     -하느님이냐 재물이냐-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재물관에 대한 사고가 잘 들어납니다. 첫단락은 ‘재물을 올바르게 사용하여라’(루카16,9-12)이고, 둘째 단락은 ‘하느님이냐 재물이냐’(루카16,13)이며, 셋째 단락은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의 참모습’(루카14-15)입니다. 재물 대신에 ‘돈’을 넣으면 오늘날 사람들에게는 더 실감이 날 것입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한 말로 된 네 단어들인 돈, 일, 밥, 집이 생각납니다.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고 돈이 있어야 집도 살 수 있고 밥도 사먹을 수 있습니다. 이 모두의 중심에 돈이 있습니다. 돈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가난이 앞문으로 들어오면 사랑은 옆문으로 달아난다 합니다. 


돈없이는 사랑도 위태합니다. 하느님이냐 돈이냐 치열한 갈등상태에 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이 이상이라면 돈은 현실입니다. 하여 대부분 눈에 보이는 돈의 유혹앞에는 허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로 시작되는 예수님의 확신에 넘친 말마디로 시작되는 오늘 복음입니다. 돈은 그 자체로 선도 악도 아닙니다. 얼마나 지혜롭게 사용하느냐가 문제입니다. 바로 주님은 재물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


불의한 재물이란 표현 뒤에는 정당하든 정당하지 않든 모든 재물이 죄스럽고 불의하다는 루카의 생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재물은 이 세상을 자기의 노예로 만드는 능력을 지닌 존재와도 같기 때문입니다. 하여 이 단락은 가난한 이들에게 자선을 베풀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자선과 같은 애덕행위가 진정 재물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임을 깨닫습니다.


초대교회에서 강조한 세가지 수행 역시 기도, 단식, 자선이었고, 특히 루카가 강조한 것도 자선이었습니다. 자선은 그대로 하늘에 보물을 쌓는 일이요 재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사실 자선은 유대 랍비의 윤리의 기초(cornerstone)였습니다. 


루카의 재물관은 그대로 유대인들의 전통이자 예수님 역시 그대로 이어 받았습니다. 하여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불의한 재물을 ‘사람을 살리는 자선’을 통해 성실하게 지혜롭게 사용할 것을 촉구합니다. 어떻게 재물을 올바르게 사용함으로 재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두 번째 단락이 답을 줍니다.


“어떠한 종도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


하느님과 재물,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이냐 재물이냐 양자 택일의 문제이기 보다는 주종관계의 우선순위를 확실히 하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우선이고 돈은 다음입니다. 하여 제가 피정지도때 아주 오래전부터 자주 예로 드는 직설적 표현이 있습니다.


“노년의 품위 유지를 위해 세가지 필수 조건이 있고, 그 우선 순위는 ‘하느님 믿음, 건강, 돈’이다. 이 우선순위가 바뀌면 절대 안 된다. 큰 혼란이 온다.”


“물보다 진한게 피이고, 피보다 진한게 돈이고, 돈보다 진한게 하느님 믿음이다. 정말 자녀들에게 물려줄 우선적 유산은 하느님 믿음이다. ‘돈맛’을 알기 전에 ‘하느님 맛’부터 맛들이도록 해야 한다.”


는 요지의 직설적 표현에 모두가 공감합니다. 하느님 없이도 살 수 없고 돈 없이도 살 수 없기에 우선 순위를 분명히 함이 중요합니다. 사실 하느님을 따르다보면 사람도 돈도 따르지만, 돈을 따르다 보면 하느님도 사람도 돈도 잃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돈쓰는 것을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은 비웃었다 합니다. 이 단락을 보니 생각나는 일화가 있습니다. 언젠가 어느 분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호감을 갖고 물었습니다. 아마 좋아하는 것을 사주고 싶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느님을 좋아합니다.”


은연중 거절을 함축한 유쾌한 덕담이지만 내심, ‘돈을 좋아한다.’라고 대답할 걸 하는 장난기 어린 생각도 언뜻 들었습니다. 진정 하느님을 좋아하고 깊이 맛들일 수록 돈뿐 아니라 세상 모두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입니다. 산상수훈에 나오는 예수님의 결론같은 말씀입니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6,33).


진정 하느님을 삶의 중심에 모신자가 최고로 부유하고 자유롭고 행복한 자임을 깨닫습니다. 이의 결정적 증거가 복음의 예수님이고 독서의 바오로입니다. 참 자유인 바오로의 진정성 가득한 고백입니다.


“나는 어떠한 처지에서도 만족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떠한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4,12-13).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을 삶의 중심으로 모신 우리 모두가 참으로 부유하고 행복하고 자유로운 사람들임을 깨닫게 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이!”(시편112,1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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