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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8. 연중 제33주간 금요일                                                                 요한묵10,8-11 루카19,45-48


성전정화

-기도와 말씀을 통한 주님과의 일치-


오늘 복음에서 보다시피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후 맨먼저 하신 일은 성전정화였습니다. 세상을 성화聖化해야할 ‘세상의 중심’인 성전이 세상에 속화俗化되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은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성전 사제들이 늘 염두에 둬야 할 다음 복음 말씀입니다.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예수님은 말씀하시며 성전에서 물건을 파는 이들을 모두 쫓아내십니다. 성전을 정화하신후 예수님께서는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셨다 합니다. ‘날마다’란 말마디 또한 ‘오늘’처럼 루카가 즐겨 사용하는 말마디입니다. 두가지 예가 생각이 납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9,23ㄴ).

“날마다 저희에게 일요할 양식을 주시고,”(루카11,3).


기도와 말씀의 수행은 하루에 끝나는 일이 아니라, ‘날마다’의 평생 과제임을 보여줍니다. 하느님의 집인 성전은 기도의 집이자 말씀의 집입니다. 날마다 성전에서 거행되는 미사와 시편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를 통해 우리는 살아계신 주님을 만납니다. 더불어 보이는 가시적 성전의 정화는 물론 주님의 성전은 우리 역시 정화됩니다. 날마다 공동전례기도를 통한 정화와 성화 은총보다 더 고마운 것은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전정화를 실행하시는 예수님은 그대로 예언자의 모습이십니다. 이런 성전정화의 용기는 바로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에서 기인함을 깨닫습니다. 오늘 묵시록에서 천사는 말씀의 두루마리를 요한에게 주시며 말씀하십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천사의 말씀입니다.


“이것을 받아 삼켜라. 이것이 네 배를 쓰리게 하겠지만 입에는 꿀같이 달 것이다.”


요한 사도가 받아 삼켰을 때 입에는 꿀같이 달았지만 먹고 나니 배가 쓰라렸다 합니다. 그대로 주님과의 일치를 상징합니다. 오늘 화답송의 시편 중, ‘당신 말씀 제 혀에 얼마나 달콤한지! 그 말씀 제 입에 꿀보다 다옵니다.’구절과 일맥상통합니다. ‘말씀의 맛’과 더불어 깊어지는 ‘주님의 맛’이요 바로 이것이 참맛이고 이런 참맛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이어 요한에게 주님께로부터 주어지는 복음선포의 예언직입니다.


“너는 많은 백성과 민족과 언어와 임금들에 관하여 다시 예언해야 한다.”


말씀을 통한 주님과의 일치가 우리를 요한처럼 예언자적 삶으로 이끌어 줍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모든 이들의 복된 운명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빛과 어둠, 꿀맛과 쓴맛이 공존하는 현실입니다.


빛에 어둠이 따르듯 꿀맛같은 삶만 있는게 아니라 쓴맛의 삶도 함께합니다. 쓴맛의 삶에 좌절할 것이 아니라 어둠의 영역은 하느님께 맡기고 용기를 내어 복음선포의 예언자적 삶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장면을 보십시오. 그대로 빛과 어둠이, 꿀맛과 쓴맛이 공존하는 장면입니다. 예수님께서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실 때 온 백성은 그분의 꿀맛같은 말씀을 듣느라고 그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대로 주님의 빛 속에서 주님의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깨닫는 모습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한 우리의 모습같습니다.


반면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없앨 방법을 찾습니다. 주님의 꿀맛같은 말씀을 듣는 빛의 백성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쓴맛같은 어둠의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은 물론 모든 예언자들이 이런 쓴맛의 어둠의 세력에 좌절하지 않고, 주님의 진리와 사랑, 정의에 따라 복음선포의 예언자적 삶에 충실하고 항구하였습니다. 


사실 이들 어둠의 세력들은 우리의 영역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역에 속합니다. 우리가 복음선포의 예언자적 삶에 충실하고 항구할 때 하느님께서 친히 이 나머지 어둠의 세력들을 정리해 주실 것입니다. 우리 모두 끊임없는 기도와 말씀의 수행에 충실할 때 저절로 정화되어 깨끗해지고 거룩해 지는 성전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의 성전인 우리를 정화해 주시고 성령충만한 삶을 살게 해 주십니다. 말씀과 성체의 두루마리를 받아 모심으로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깨닫는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성전聖殿뿐 아니라 온 세상世上을 끊임없이 정화淨化하고 성화聖化하는 미사은총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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