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23. 목요일 성 폴리카르포 주교 순교자(+155-166) 기념일 

집회5,1-8 마르9,41-50



내가 문제다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지내라-



‘가짜 뉴스, 가짜 보수’란 주간지 표지 제목이 한 눈에 들어 왔습니다. 가짜가 판치는 세상입니다. 가짜 사람이 넘치는 세상입니다. 가짜 반대는 진짜입니다. 진짜 사람이 되어 진짜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야 합니다.


내가 문제입니다.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독서 중 ‘우리가 종종 최악의 적이다.’라는 글귀에서 착안했습니다. 탓할 것은 나입니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습니다. 바로 내가 적입니다. 자만이 과신이 문제입니다. 오늘 제1독서 집회서는 이 점을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재산을 믿지 말고, "넉넉하다."고 말하지 마라. 

 네 자신의 힘을 믿지 말고, 마음의 욕망을 따르지 마라.

 속죄를 과신하지 마라. 죄에 죄를 쌓을 뿐이다.

 그분의 인자함이 크시니 수많은 죄악이 속죄 받으리라고 말하지 마라.

 자비도 분노도 그분께 있고 그분의 진노가 죄인들 위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주님께 돌아가기를 미루지 말고 하루하루 늦추려 하지 마라.

 부정한 재산을 믿지 마라. 재난의 날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새삼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사족에 불과할 뿐입니다. 모두 나에게 문제가 있음을 일깨우는 경종의 말씀입니다. 지금 여기 깨어 맑은 제정신으로 '내 중심'이 아닌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라는 말씀입니다. 문제도 내 안에 있고 답도 내 안에 있습니다. 바로 겸손이 답임을 깨닫습니다.


모두 단호한 결단을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의 요구 또한 단호합니다. 주님은 죄의 유혹을 단호히 물리치라 하십니다. 주님을 믿는 작은 이들 중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 아예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 지는 편이 낫다 합니다. 이어지는 말씀도 단호하기 그지 없습니다.


“네 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네 발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네 눈이 나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


결코 주님의 강렬한 말씀을 물타기 해서도 완화해서도 안됩니다. 그렇다 하여 말씀 그대로 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죄의 해악이 얼마나 무서운지 깨달으라는, 또 철저하고도 즉각적인 회개를 촉구하는 충격요법의 표현입니다. 


죄를 짓다보면 죄에 무감각해져서 완전히 자기를 잃은 악마가 괴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죄가 자신을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손, 발, 눈의 일차적 목적은 주님을 위해 쓰는 것입니다. 하늘 향해 주님께 기도하라 있는 손이요, 주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라 있는 발이요, 주님의 좋으심과 아름다움을 보라 있는 눈입니다. 


하루 아침에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하루 선행이 축적되어 제2천성이 될 때 착한 사람입니다. 하루하루의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깨달아야 합니다. 무에서 유의 창조는 하느님께 속한 것이지 우리에겐 유에서의 유의 창조입니다. 부단한 선행과 노력으로 축적된 삶이 없으면 새로운 창조도 나올 수 없습니다. 온고지신이란 말도 있지 않습니까? 옛것이 없으면 새것도 없습니다. 있어야 창조이지 없으면 창조도 없습니다. 과거는 현재로 이어지고 현재는 미래로 펼쳐집니다. 영성생활에도 여지 없이 적용되는 부익부 빈익빈의 진리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매일 평생 끊임없이 하느님께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시편성무일도의 은총이 얼마나 지대한지 깨닫게 됩니다. 부단히 우리를 정화하고 성화하여 진선미의 삶을 살게 합니다. 죄의 예방과 치유에 이보다 더 좋은 수행은 없습니다. 오늘 복음의 결론 말씀입니다.


“소금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맛을 내겠느냐? 너희는 마음이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라.”(마르9,50).


첫째 자리를 차지하려는 제자들의 서열 다툼에 이어지는 마지막 결론입니다. 여기서 소금은 예수님 메시지의 내적본질을 가리킵니다. 그것은 분명 우리의 마음 안에서나 주변 이웃과의 관계에서 평화의 열쇠가 됩니다. 만일 우리 안에 이런 소금이 있다면 그리스도와 그분의 길을 찾는 이들에게 걸림돌이 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모시는 주님의 말씀과 성체의 은총이 우리 마음의 소금이 되어 결코 남을 죄짓는 일이 없게 하며 함께 평화롭게 살게 해 줍니다. 끊임없이 깨어 바치는 시편성무일도의 은총 역시 우리 마음의 소금이 되어 함께 평화롭게 살게 해줍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같아, 제때에 열매 맺고, 잎이 아니 시들어, 

 하는 일 마다 모두 잘되리라. 

 악은 그렇지 않으니, 바람에 흩날리는 검불 같아라.”(시편1,2-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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