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5.2. 화요일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295-373) 기념일

                                                                                                                           사도7,51-8,1ㄱ 요한6,30-35


생명의 빵

-순교적 삶의 바탕-


아침성무일도 히브리서 독서시 다음 대목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일러준 여러분의 지도자들을 기억하십시오. 그들이 어떻게 살다가 죽었는지 살펴보고 그들의 믿음을 본받으십시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도 영원히 같은 분이십니다.’(히브13,7-8).


바로 이런 지도자들의 모범이 오늘 기념하는 성 아타나시오 주교님이고, 사도행전의 성 스테파노입니다. 모두가 영원히 변함이 없으신 생명의 빵이신 예수그리스도님을 항구히, 충실히 따랐던 분들이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참으로 위대한 분, 셋을 만납니다. 사람으로 태어났음에 자부심을 갖게 해주는 위대한 인물들입니다. 첫째는 복음에서 생명의 빵으로 자신을 계시하신 예수님이요, 다음은 그분의 위대한 제자인 성 스테파노, 다음은 오늘 기념미사를 봉헌하는 위대한 알렉산드리아의 주교 성 아타나시오입니다. 두분의 성인들은 참으로 스승이자 주님이신 예수님을 충실히 따랐던 제자들입니다.


예수님처럼 두분 성인들의 삶이 참 파란만장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것은 이 두분들의 담대한 용기와 한결같은 예수님 중심의 예수님을 닮은 삶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은 스테파노의 설교 마지막 부분입니다. 무려 사도행전 7장1절부터 53절까지 진행되는 최고의회에서의 스테파노의 설교가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말그대로 성령충만한 확신에 넘치는 추호의 두려움도 없이 도도히 흐르는 장강長江같은 명설교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는 사도행전 설교의 마지막 부분에 이어 스테파노의 감동적인 순교장면을 보여줍니다.


잠시 오늘 기념하는 성 아타나시오의 생애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지난 4월 29일 기념한 성녀 시에나의 카타리나가 33년 짧은 불꽃같은 생애를 사셨던 반면에 오늘의 성인 아타나시오(295-373) 주교님은 예수님의 신성을 부인했던 아리안 이단에 대항하여 성자 예수님의 천주성을 확고히 변론하며 정통교리를 수호하던중 5차례나 유배살이를 하셨지만 무려 78세 고령에 이르게까지 참으로 치열하게 사셨던 불가사의不可思議의 주교 학자 성인이셨습니다. 비록 피흘리는 순교는 아니셨어도 삶자체가 피흘리는 순교에 버금갔던 순교적 삶을 사셨던 성인이셨습니다.


이집트 유배시에는 동시대 인물이었던 사막의 성 안토니오(251-356)와 성 빠코미오(287-347)와 교류도 있었고, 이런 만남을 바탕으로 ‘안토니오의 생애’라는 수도승들의 교과서와 같은 책도 쓰셨습니다. 스테파노처럼 담대하고 항구한 불퇴전不退轉의 ‘믿음의 용사’로 그대로 스승이신 예수님을 닮은 분이셨습니다.


무엇보다 스테파노의 순교장면이 감동적입니다. 주목할 사실은 증인들이 겉옷을 벗어 사울이라는 젊은이의 발앞에 두었다는 것입니다. 바로 하느님은 스테파노에 이어 위대한 사도 바오로를 예비하고 있음을 봅니다. ‘순교자의 피는 믿음의 씨앗’이라는 속담처럼, 아마도 스테파노의 순교체험은 미래의 바오로 사도에게 결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봅니다. 순교직전 무릎을 꿇고 바친 스테파노의 거룩한 임종기도가 성인의 삶을 반영하고 요약합니다. 스승이자 주님이신 예수님의 임종기도와 흡사합니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사도7,59).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사도7,60).


스테파노는 이 임종기도를 마친후 잠들었다 합니다. 잠들었다는 표현이 부활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처럼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던, 아니 모두를 사랑했던 무죄하고 거룩한 스테파노 성인의 삶이었음을 봅니다. 순교직전 성인의 환시 체험도 의미심장합니다.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사도7,56).


흡사 예수님께서 평생 당신께 충성을 다한 스테파노를 영접하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같습니다. 이 두 성인들이 순교적 삶에 이처럼 항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주님께 대한 열렬한 사랑을 통한 일치의 삶이었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이 답을 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찾았던 이들은 예수님께서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하느님의 빵에 대해 이야기하자 지체없이 그 빵을 청했고 예수님은 명쾌한 답을 주십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핵심입니다.


“선생님, 그 빵을 늘 저희에게 주십시오.”(요한6,34).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6,35).


“내가 생명의 빵이다(I AM the bread of life)”, 탈출기에 계신된 하느님의 이름 ‘나다I AM’가 바로 신적존재인 예수님이십니다. 바로 이런 신적존재로서의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과 일치된 충만한 삶이 바로 순교적 삶의 바탕이었음을 봅니다. 생명의 빵이신 주님을 모심으로 주님과 하나될 때 비로소 해결되는 영혼의 배고픔, 목마름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늘 우리에게 생명의 빵인 당신 자신을 선물하심으로 우리 모두 영원히 배고프지 않고 목마르지 않은 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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