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0. 금요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400-461) 기념일 

로마15,14-21 루카16,1-8



인생은 아름다워라(Life is beautiful)!

-신속한 분별, 지체없는 회개-



인생은 아름답습니다(Life is beautiful). 늘 신속한 분별과 지체없는 회개가 있어 아름다운 인생입니다. 오늘 강론의 주제입니다. 요즘 가을 단풍이 절정을 지나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얼마 지나 아름다운 단풍이 지면 썰렁한 회색빛 초겨울이 시작될 것입니다.


새삼 아름다운 단풍 역시 하느님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얼마 지나면 사라질 단풍의 아름다움, 짧아서 아름답습니다. 참으로 짧은 인생입니다. 죽음이 있어 삶이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말그대로 아름다운 선물 인생입니다. 아름답게 살아야 합니다. 변명의 여지없이 우리 모두의 마땅한 의무요 책임입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세상 떠난 세 분의 수녀님을 마음에 담고 지냈습니다. 두분은 대학 동창 수녀로 다정히 지냈던 분이고 한 분은 예전 성지순례때 함께 갔던 분인데 세분 다 60대, 좀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두분은 어제 대학동창회 소식지를 보고, 또 한분은 수녀원에 갔다가 뒤 늦게야 타계 소식을 들었습니다. 


까맣게 잊고 지내다 타계 소식을 들으니 예전 만남이 그대로 마지막 만남이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하고 마음이 아렸습니다. 아마 서로들 잊고 지내다 보면 죽음후에야 소식을 듣게 될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살아서가 아닌 죽어서 만나는 사람들이 참 많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지금 살면서 만나는 분들, 이런저런 인연으로 만나는 분들이 얼마나 놀랍고 소중한 하느님의 선물인지 깨닫게 됩니다.


특히 세분 수녀님들을 잊지 못함은 수녀님 세분의 삶이 참으로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연데레사 수녀님, 도아녜스 수녀님, 김에델 수녀님, 모두 일편단심, 주님 사랑에 온 인생을 쏟았던 분들입니다. 참으로 죽음을 통해 선명히 부각되는 아름다운 선물 인생을 사셨던 수녀님들임을 깨닫게 됩니다. 


어제 저녁미사중 문득 50년 후에는 우리들 중에 몇이나 남아있을까 생각해 보니 거의 없었습니다. 결국은 언젠가 다 떠날 인생들입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Hoc quoque transibit!)’는 라틴어 경구가 위로가 되기도 하고 오늘 지금 여기를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는 깨우침도 줍니다.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Hodie mihi, Cras tibi)’, 누구나에게 어김없이 찾아 오는 죽음의 손님입니다. 그러니 ‘오늘 하루를 즐기십시오(Carpe Diem).’


모두 11월 위령성월에 적절한 경구警句들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약은 집사의 비유가 좋은 가르침을 줍니다. 약은 집사의 민첩한 처신이 상징하는 바 신속한 분별, 지체없는 회개입니다. 약은 집사의 불성실한 삶을 본받으라는 것이 아니라 위기에 처했을 때 민첩하게 실직 대책을 세우는 그 처신을 배우라는 것입니다.


유비무환입니다. 비유가 뜻하는 바, 우리도 집사처럼 민첩하게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어서 오늘 지금 여기서 회개의 결단을 내리는 것입니다. 신속한 분별과 지체없는 회개로, 짧은 선물 인생을 깨어 아름답게 사는 것입니다. 답은 사랑뿐 입니다. 하느님 사랑이 가을 단풍의 아름다움으로 표현되듯이 지체없는 회개로 깨어 사랑의 삶을 살 때 아름다운 인생입니다.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상의 저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우리는 세상의 자녀들이 아니라 빛의 자녀들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들입니다. 신속한 분별과 지체없는 회개로 빛의 자녀답게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 합니다. 참으로 우리에겐 이것이 미래에 대한 참으로 영리하고 민첩한 대책입니다. 바로 이런 아름다운 삶의 모범이 제1독서 로마서의 주인공 바오로 사도입니다.


이방인들의 사도 바오로의 활약이 참 눈부십니다. 주님께서 주신 사명에 얼마나 열성을 다하는지 참으로 사랑의 성령 충만한 삶입니다. 신속한 분별과 지체없는 회개의 삶으로 늘 깨어 제자리에서 제몫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때 참 아름답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을 위하여 일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깁니다. 사실 다른 민족들이 순종하게 하시려고 그리스도께서 나를 통하여 이룩하신 일 외에는, 내가 감히 더 말할 것이 없습니다.---나는 그리스도께서 아직 알려지지 않으신 곳에 복음을 전하는 것을 명예로 여깁니다. 남이 닦아 놓은 기초 위에 집을 짓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건강한 자부심과 긍지에 가득 찬 바오로 사도의 삶이 참 진실하고 겸손하고 아름답습니다. 왜 사는 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한 좋은 깨우침을 줍니다. 그러니 내 삶의 자리에서 내몫을 다하여 하느님 주신 내 고유의 선물 인생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비교하여 누구를 부러워 하여 위축될 것도 없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을 닮아 아름다운 선물 인생을 살게 하십니다. 온 누리 하느님 사랑에 가득 물든 아름다운 가을 단풍을 보며 오늘 화답송 시편 마지막 부분을 노래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하느님의 구원을, 온 세상 땅끝마다 모두 보았네. 주님께 환성 올려라. 온 세상아, 즐거워하며 환호하여라, 찬미 노래 불러라.”(시편98,3ㄷㄹ-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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