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8.5.12. 부활 제6주간 토요일                                                                    사도18,23-28 요한16,23ㄴ-28



충만한 기쁨

-청할 것은 주님뿐이다!-



요즘 계속되는 강론 주제가 기쁨입니다. 알렐루야, 계속되는 부활축제시기에 맞는 기쁨입니다. 무엇보다 찬미의 기쁨이 참 큽니다. 찬미의 사람이라 칭하는 수도자들은 물론 믿는 이들의 기쁨이 바로 찬미의 기쁨입니다. 살아계신 주님을 만날 때 선사되는 기쁨입니다. 오늘 주님께서도 우리 모두가 아버지께 청할 것을 명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


‘내 이름으로’ 즉 예수님 이름으로 청한다 했습니다. 예수님과의 일치의 결속관계가 전제되고 있습니다. 기도에 앞서 예수님과의 일치의 사랑이 우선임을 깨닫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우리를 사랑한다 하셨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께서 하느님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과연 예수님을 사랑하십니까? 성 베네딕도 역시 그 무엇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앞세우지 말라 하십니다. 참으로 예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께서 하느님에게서 나오셨음을 믿을 때 하느님 아버지께서도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이렇게 예수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우리라면 결코 ‘무엇이든지’ 청하라고 해서 ‘아무 것’이나 원하는 것을 다 청하지 않을 것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어느 분이 무엇이든지 청하라고 할 때 아무 것이나 청하겠습니까? 상대방의 뜻을 헤아리며 내가 참으로 필요한 것을 깊이 생각하며 청할 것입니다. 아니 나를 사랑하는 분만으로 행복하여 아무것도 청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경우도 똑같습니다. 사랑의 눈만 열리면 하느님께 받은 선물들로 차고 넘치는 데 무엇을 청할 수 있을런 지요.


오히려 받은 선물들에 찬미와 감사기도로 응답할 것이며 가장 필요한 하느님 사랑을 청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정말 필요한 것은 하느님뿐입니다. 예수님뿐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예수님을 참으로 사랑하게 해 달라고 청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자체를, 예수님 자체를 청하는 것입니다. ‘무엇이든지’ 깊이 생각할 때 도달하는 결론입니다. 


참으로 큰 좋은 욕심입니다. 자기를 비우는 욕심입니다. 무욕의 텅 빈 마음입니다. 정말 참된 기도는 이처럼 자기를 비워내는 기도입니다. 이 때 텅 빈 마음은 기쁨의 선물로 가득 찰 것입니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


‘충만한 기쁨’,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선물도 없을 것입니다. 정말 무엇이나 아무 것이나 청할 것이 아니라 ‘충만한 기쁨’의 선물을 청해야 할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아버지가 바라는 것입니다. 텅 비워진 무욕의 순수한 영혼만이 충만한 기쁨을, 바로 기쁨의 원천인 하느님을 청하고 받을 것입니다. 시편 말씀도 생각납니다.


“주님께 아뢰옵니다. ‘당신은 저의 주님, 저의 행복 당신 밖에 없습니다.”(시편16,2).


우리의 행복은, 기쁨은 하느님 한 분뿐이라는 고백입니다. 언젠가 어느 사랑했던 분과의 대화도 생각납니다. 


“신부님, 무엇을 좋아하십니까?”


좋아하는 것이 없기에, 선물도 받으면 결국 짐이 되기에 청할 것이 없었고 순간 대답에 만족했고, 지금도 이 대답 하나뿐입니다.


“하느님을 좋아합니다.”


하느님 선물 하나로 족한 데 무엇을 더 청하겠는지요. 아마 예수님께서도 하느님 아버지 하나 만으로 충분했기에 아무런 욕심도 없었을 것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 다음 고백에서 아버지가 예수님의 전부였음이 환히 드러납니다.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간다.”


새삼 예수님께 하느님 아버지는 삶의 전부였음을 깨닫습니다. 문득 언젠가 인용했던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감동적 일화가 생각납니다. 어느 수도형제가 밤이 깊었을 때 경당에서 기도소리가 들려 문틈으로 살며시 엿보았다 합니다. 바로 ‘십자가의 예수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던 토마스 아퀴나스의 말을 들었다는 것입니다.


“토마스 아퀴나스야, 너는 나를 위해 참 많은 저술을 했다. 참 고맙다. 내가 너에게 무엇으로 보답하면 좋겠느냐?”

“당신 밖엔 아무것도 필요 없습니다. 주님, 당신 한 분만으로 족합니다.”


이런 요지의 대화였다는 것입니다. 필요한 것은, 청할 것은 주님 한분뿐입니다. 주님과의 일치에서 샘솟는 기쁨과 평화, 찬미와 감사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에서 3차 전도여행에 오른 바오로가 여행 도중에 제자들의 힘을 북돋아 줄 수 있었던 힘도 바로 주님과 일치의 사랑에서 기인했음을 봅니다.


우리가 주님께 청해야 할 최고의 선물은 주님뿐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참으로 꼭 필요한 당신과 사랑의 일치를 이뤄주십니다. 청할 것은 오직 하나, 주님과 사랑의 일치입니다. 우리의 궁극의 영적 배고픔과 목마름을 일거에 해결해 주는 주님과 일치의 사랑입니다. 


“주님, 하시는 일로 날 기쁘게 하시니, 손수하신 일들이 내 즐거움이니이다. 주님, 하신 일들이 얼마나 크옵시며, 생각하심 그 얼마나 깊으시니이까.”(시편92,5-6). 아멘.


  • ?
    안젤로 2018.05.12 10:21
    주님 저는 주님에 크신 사랑에
    눈을 뜨지 못하고
    저희가 세상에서 필요한것들만 청하였습니다
    어쩌면 저의 방식대로 저는 주님을 사랑했슴을 반성합니다
    이제 진정한 주님 사랑을 가슴에 되새기며 새로이 느끼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27 죄를 짓지 마십시오 -끊임없는 기도와 말씀공부, 회개의 삶-2022.2.24.연중 제7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2.02.24 162
2226 좋은 사람이 되길, 반석위의 인생집을 원하십니까? “주님의 가르침을 실행하십시오!” -늘 깨어 한결같이-2023.9.16.토요일 성 고르넬리오 교황(+253)과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258)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9.16 216
2225 좋은 분이 주는 것은 다 좋다 -하느님의 선물-2019.4.6.사순 제4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4.06 177
2224 좋은 땅, 좋은 수확의 사람이 됩시다 -렉시오 디비나(성독)의 습관화-2023.7.28.연중 제16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07.28 576
2223 종의 자세(Attitude of a Servant)-2015.11.10. 화요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400-46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11.10 372
2222 종말론적 삶의 축복 -처음이자 마지막처럼-2016.9.7. 연중 제23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6.09.07 158
2221 종말론적 삶 -기도, 사랑, 환대, 봉사, 기쁨-2016.5.27. 연중 제8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05.27 151
2220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쓰십시오-사랑, 훈육, 회개, 비전-2016.8.21. 연중 제21주일 프란치스코 2016.08.21 178
2219 좁은 문들의 통과 여정 -생명의 곡선길-2020.6.23.연중 제12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6.23 143
2218 좁은 문, 생명의 문 -지혜, 사랑, 기도-2016.6.21. 화요일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1568-159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06.21 209
2217 좁은 문 -구원과 멸망-2019.8.25.연중 제21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8.25 201
2216 존엄한 품위의 삶-하느님의 자녀답게-2015.2.10. 화요일(성모영보수녀원 피정6일째)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5.02.10 624
2215 제자의 길, 사랑의 길 -춘풍추상春風秋霜-2021.11.3.연중 제31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1.11.03 177
2214 제자의 길 -갈망, 따름, 배움-2023.1.14.연중 제1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01.14 200
2213 제자리-2015.9.2.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5.09.02 187
2212 제자됨의 행복-서로 사랑하여라-2015.5.14. 목요일 성 마티아 사도 축일 1 프란치스코 2015.05.14 367
2211 정주의 축복, 사랑의 정주 -밖으로는 산처럼, 안으로는 강처럼-2023.12.29.금요일 성탄 팔일 축제 제5일 프란치스코 2023.12.29 125
2210 정주의 영성 -하루하루, 한결같이-2022.11.22.화요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230년?)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11.22 184
2209 정주의 사랑, 정주의 수행, 정주의 축복 -한결같은 삶-2021.12.29.수요일 성탄 팔일 축제내 제5일 1 프란치스코 2021.12.29 133
2208 정주定住의 영성 -모든 시간은 하느님 손 안에 있다-2021.11.23.연중 제34주간 화요일 2 프란치스코 2021.11.23 153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 173 Next
/ 173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