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7.23.연중 제16주간 목요일                                                   예레2,1-3.7-8.12-13 마태13,10-17

 

 

 

날마다 새로워지고 깊어지는 영적 삶

-늘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가장 힘들면서도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첫사랑의 초심으로 사는 것입니다.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한결같이 사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는 모습은 참 아름답고 위로와 힘이 됩니다. 진정 이런 삶 자체가 이웃사랑입니다. 어제 마침 어느 자매로부터 전화 부탁이 있었습니다.

 

“요즘, 우울하고 답답하고 하루하루 지내기가 힘드네요. 전에 써주셨던 말씀 처방전처럼 성경 말씀을 문자 메시지로 전해 주세요.”

 

이 또한 마음을 추슬러 새롭게 시작하려는 각오이기에 즉시 이사야서 말씀을 써드리고 격려의 말도 전했습니다.

 

“주님을 믿고 바라는 사람은 새 힘이 솟아나리라. 날개쳐 솟아 오르는 독수리처럼 아무리 뛰어도 고단하지 아니하고 아무리 뛰어도 지치지 아니 하리라.”(이사41,31).

자매님, 힘내세요. 주님은 반드시 좋게 해 주실 것입니다.”

 

휴게실에 들렸다가 어느 사제의 ‘서품 초심 기도문’이 한 눈에 들어왔고 일부 소개합니다. 분명 이 사제는 이 기도문을 매일 읽으며 늘 첫사랑의 초심으로 살려할 것입니다.

 

“주님, 당신의 사랑을 배우게 해 주십시오.

주님, 사람을 소중히 여기게 하시고, 듣는 마음을 저에게 허락해 주십시오.

주님, 마음을 다하여 성사에 임하게 하시고, 마음으로 신자들을 대하게 하소서.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언제나 정성껏 미사를 봉헌하게 하시고, 미사를 봉헌할 때 마다 신자들의 영적인 선익을 생각하게 해 주소서.”

 

그러니 우리의 수행은 이런 한결같은, 첫사랑의 초심으로 사는데 있음을 봅니다. 이래야 변질되지 않고, 변절하지 않고, 부패하지 않고, 무너지지 않고, 시종여일 한결같은 삶이겠습니다. 오늘 제1독서 예레미야서 말씀도 참 강렬합니다. 선명한 소제목, ‘첫사랑’이란 말마디가 참 신선했습니다. 

 

전격적인 회개를 통해 첫사랑을 새롭게 하여 초심의 첫사랑으로 살라는 말씀입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무기력하게 타성에 젖어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말씀입니다. 웅덩이에 고인 썩은 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하느님 바다 향해 흐르는 맑은 강으로 살라는 말씀입니다. 예루살렘이 상징하는 바 우리 하나하나입니다. 예레미야 예언자들 통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가서 예루살렘이 듣도록 외쳐라. 네 젊은 시절의 순정과 신부 시절의 사랑을 내가 기억한다. 너는 광야에서 씨뿌리지 못하는 땅에서 나를 따랐다. 내가 너희를 이 기름진 땅으로 데려와, 그 열매와 좋은 것을 먹게 하였다. 그러나 너희는 여기 들어와 내 땅을 더럽히고, 나의 상속 재산을 역겨운 것으로 만들었다.”

 

타락하여 무너지기지는 쉽습니다. 바로 하느님을 잊어 하느님이 계셔야 할 마음 중심 자리에 세상 우상들이 자리잡을 때, 초심의 사랑을 잊을 때 누구나의 가능성입니다. 스스로 깜짝 놀라 마음을 새롭게 하여 생수의 원천인 하느님을 마음 중심에 모시라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하늘아(사람아), 이를 두고 깜짝 놀라라. 소스라치고 몸서리쳐라. 정녕 내 백성이 두 가지 악행을 저질렀다. 그들은 생수의 원천인 나를 저버렸고, 제 자신을 위해 저수 동굴을, 물이 고이지 못하는 갈라진 저수 동굴을 팠다.”

 

하느님 없는 삶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입니다. 하느님은 늘 샘솟는 우물, 즉 생수의 원천입니다. 이런 주님을 마음 중심 자리에 모실 때 늘 새하늘 새땅의 새삶입니다. 한곁같은 삶, 초심의 첫사랑의 삶, 한 두 번의 회개나 결심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끊임없는 회개의 일상화가, 생활화가 중요합니다. 

 

참으로 우리의 정주서원이 안주가 되지 않고 한결같은 정진의 삶을 위해 기도와 노동, 공부가 균형잡힌 하루의 일과표에 충실하는 것보다 더 좋은 수행은 없습니다. 저는 일과표를 ‘회개의 시스템’이라 명명합니다. 감정따라, 기분따라 살지 않고 싫든 좋든 한결같이 날마다 일과표의 궤도에 따라 충실하고 항구할 때 저절로 회개요 초심의 첫사랑은 늘 새로워지고 깊어질 것입니다.

 

비단 수도생활이 아니더라도 날마다 자기에 맞는 기도와 노동과 공부가 함께 균형잡힌 회개의 시스템과도 같은 규칙적인 일과는 영성생활의 기초입니다. 영성생활은 습관입니다. 좋은 습관이 천성이 될 때 늘 초심의 첫사랑으로, 아니 날로 새로워지고 깊어지는 사랑으로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저절로 무지에서 벗어나 지혜롭고 겸손한 참으로 자유롭고 눈밝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는 무지에 눈먼 어리석은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무엇보다 무지의 어둠에서 벗어나 하루하루 한결같이 눈밝은 삶을 살아가는 데 매일의 시편성무일도와 미사의 수행보다 더 좋은 수행은 없을 것입니다. 이런 항구한 수행과 더불어 은총의 선물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 모두에게 오늘 복음의 축복 말씀을 주십니다.

 

“너희의 눈은 볼 수 있으니 행복하고 너희의 귀는 들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의인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고자 갈망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듣고자 갈망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마태13,16-1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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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0.07.23 08:10
    " 주님을 믿고 바라는 사람은 새 힘이 솟아나리라. 날개쳐 솟아 오르는 독수리처럼 아무리 뛰어도 고단하지 아니하고 아무리 뛰어도 지치지 아니 하리라.”(이사41,3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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