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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4.19.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사도2,36-41 요한20,11-18

 

 

 

내적혁명

-부활하신 파스카 주님과의 만남-

 

 

 

“하느님, 

파스카 신비를 통하여 저희를 치유해 주셨으니, 

천상 선물도 풍성히 내리시어, 

지금 세상에서 맛보는 기쁨과 자유를, 하늘에서 온전히 누리게 하소서.”

 

오늘 본기도가 참 은혜롭습니다. 4월의 엊그제 주님 부활 대축일과 대축일에 이은 이번주 계속되는 부활 팔일 축제가, 이어지는 파스카 부활 시기의 전례가 참 고맙습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에겐 매일이 부활 축일이요 매일이 내적혁명의 날입니다. 진정한 혁명은 내적혁명입니다. 주님과의 만남을 통한 회개가 바로 내적혁명의 요체입니다. 

 

그러니 4월은 내적혁명의 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요즘 무수히 폈다지는 청초한 파스카의 봄꽃들, 이어 연초록 파스카의 기쁨으로 빛나는 초목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내적혁명의 삶을 살아 가는 이들의 아름다운 영혼을 상징하는 듯 합니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 합니다. 한국의 현대사를 봐도 그러합니다. 4.3 제주도 사건, 4.16 세월호 사건, 이어 오늘 62주년을 맞는 4.19 혁명이 이를 입증합니다. 62년전 바로 오늘, 자유당 부정 선거로 인해 촉발된 4.19 혁명의 날, 하루 동안의 시위로 서울에서만 1백여명, 부산에서 19명, 광주에서 8명 등 전국적으로 186명이 사망했고 6026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당시 저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습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4.19 시인’이라는 신동엽 시인의 감동적인 시를 나눕니다.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티없이 맑은 영원永遠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畏敬을 알리라.

아침저녁 네 머리 위 쇠항아릴 찢고 

티없이 맑은 구원久遠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憐憫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아모리며,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4.19 혁명을 통해 잠시 하늘을 본 시인의 감격에 넘친 고백입니다. 과연 몇이나 진짜 하늘을 보았겠는지요? 그러나 참으로 감사하게도 부활하신 파스카 예수님을 믿는 우리는 하루하루 날마다 눈이 열려 참 하늘을 봅니다. 구원의 하늘이신 파스카 예수님을 만납니다. 

 

저에겐 그대로 종교시로 읽히는 시입니다. 우리 한국 가톨릭인의 정서에도 맞습니다. 참으로 부활하신 파스카 예수님이 구름 한 자락 없는 맑은 하늘입니다. 부활하신 파스카와의 만남이 진정한 내적혁명의 회개요, 우리 모두 날마다 영원의 하늘, 구원의 하늘이신 파스카의 주님과 하나되어 살게 합니다.

 

바로 우리는 하늘이신 파스카의 주님을 만난 두 빛나는 내적혁명의 모범이자 주인공을 만납니다. 복음의 마리아 막달레나와 제1독서 사도행전의 베드로입니다. 내적혁명에 전제되는 바 이분들의 주님께 대한 한결같은 열렬한 사랑입니다. 바로 사랑이 내적혁명 회개의 동인이 되었음을 깨닫습니다.

 

죽은 예수님을 찾던 마리아는 살아 계신 파스카 예수님을 만납니다. 마리아의 사랑에 감격하신 새에덴동산의 동산지기 파스카 예수님은 울고 있는 마리아를 부르셨고 부르심에 응답하여 회개로 돌아서는 순간 전광석화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납니다. 마리아는 눈이 열려 영원의 하늘, 구원의 하늘이신 주님이 한눈으로 들어오는 순간입니다. 내적혁명이 일어나는 참된 회개의 순간입니다. 

 

‘예수님께서 “마리아야!”하고 부르셨다. 마리아는 돌아서서 히브리말로 “라뿌니!”하고 불렀다. 이는 ’스승님’이라는 뜻이다.’

 

이어 마리아에게 주어지는 복음 선포의 사명입니다. 주님과의 만남과 더불어 내적혁명의 회개요 복음 선포의 실천입니다. 마침내 마리아는 주님의 형제들인 제자들에게 가서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하면서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하신 말씀을 전합니다. 이젠 예전의 마리아가 아닙니다. 파스카의 예수님을 만나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 ‘참으로 살게 된’ 마리아 막달레나입니다. 한 번만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매일 새롭게 만나야 하는 파스카의 주님입니다.

 

사도행전의 베드로 역시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파스카의 주님을 만남으로 참된 회개를 통해 내적혁명을 성취한 분입니다. 베드로를 통해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을 만난 이들이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들이 감동적입니다.

 

“회개하십시오. 저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여러분의 죄를 용서받으십시오.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이 약속은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손들과 또 멀리 있는 모든 이들, 곧 주 우리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모든 이에게 해당됩니다.”

 

그대로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의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진리 말씀입니다. 세례를 통해 시작된 우리의 내적혁명이요 완성은 날마다 주님과 만남을 통한 끊임없는 회개로 이뤄집니다. 참으로 하루하루 ‘진짜 참으로 사는 길’은 이런 주님과 만남을 통한 내적혁명의 삶, 회개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여러분은 이 타락한 세대로부터 자신을 구원하십시오."

 

바로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 타락한 세대로부터 우리를 구원하시고,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의 본질적 삶을 살게 하시며, 내적혁명의 삶에 결정적 도움을 주십니다. 베드로와 마리아 막달레나뿐 아니라 우리 하나하나도 파스카의 예수님을 닮아 맑고 푸른 영혼의 하늘로 살게 하십니다.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라는 대표적 시로 강론을 끝맺습니다. 우리의 내적혁명의 삶에 박차拍車를 가하는, 참으로 우리의 민족성을 일깨우며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의 삶을 살도록 분발奮發케 하는 시입니다. 

 

“껍데기는 가라.

4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으든 쇠붙이는 가라.”

 

세월 흘러도 오늘도 여전히 현실성을 띠는 감동적 시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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