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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0.연중 제28주간 월요일                                 갈라4,22-24, 26-27.31-5,1 루카11,29-32

 

 

회개의 표징

-무지에 대한 답은 회개뿐이다-

 

 

눈만 열리면 곳곳에 널려 있는 회개의 표징들입니다. 회개의 표징은 동시에 희망의 표징, 구원의 표징이 됩니다. 이런 회개만이 무지에 대한 답이 됩니다. 산티아고 순례 여정후 참 많이 강조해온 말마디가 여정과 무지입니다. 무지의 어둠, 무지의 악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자유로운 삶입니다. 

 

회개의 여정을 통해 지혜로워지고 겸손해질 때 비로소 무지로부터의 해방이요 자유인의 삶입니다. 그러니 무지로부터의 해방은 회개의 여정을 통한 평생과제임을 깨닫습니다. 어제 어느 은퇴한 원로 정치인의 회고록 또한 저에겐 회개의 표징이었고 그 중 한 대목을 나눕니다.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열정과 책임감, 그리고 균형이 중요해요. 직업으로서의 학문은 열정과 책임감, 그리고 객관성이 중요하지. 재야 운동은 열정과 책임감과 그리고 희생이 필요해요. 핵심이 달라요. 정치는 균형, 학문은 객관성, 재야 운동은 희생, 헌신이지.

 

내가 80년대 감옥에 있을 때 책을 참 많이 읽었잖아요. 그중에서 도널드 고다드라는 전기작가가 쓴 <죽음 앞에서>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반나치운동을 하다가 처형된 보회퍼 목사의 삶, 그가 겪는 고난과 고뇌를 다룬 거야. 

 

그 책에 고난을 이겨 내려면 고난 자체를 내걸로 체화해야 한다는 대목이 나와요. 내가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고난을 이기기 위해서는 고난을 내것으로 해야 한다는 말을 되새겼어요. 그리고 동지에 대한 믿음, 인간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못 견뎠을 거야.”

 

‘하느님’ 빠져 아쉽지만, 정말 공감이 가는 진솔한 대목이요 역시 우리 믿는 이들에게도 가르침이자 깨우침이 됩니다. 무엇보다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요소가 열정과 책임감이요 종교인인 우리 믿는 이들에게는 이 둘에 사랑이 추가될 것입니다. 사랑은 분별의 잣대요 지혜이기 때문입니다. 회개를 통해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날 때 열정과 책임감도 새로워질 것이며 겸손과 지혜, 사랑과 순수도 살아날 것입니다.

 

얼마전 영명축일을 맞이하여 사랑하는 도반 사제 두 분으로부터 사랑이 가득 담긴 선물도 저에게 회개의 표징이었습니다. 한 사제는 어제 집무실에 들렸다 시들어 죽어가는 스마트 필름 식물을 살려 내어 오전 내내 세 화분에 분갈이 작업하여 갖다 놓고 전에 선물 받은 ‘개운죽(꽃말은 행복, 행운, 장수)’을 추가하여 배치하여 놓고 다음 같이 설명해 줬습니다.

 

“1.하느님의 구마천사 미카엘, 2.하느님의 심부름 천사 가브리엘, 3.하느님의 치유천사 라파엘, 4.성 프란치스코를 상징하는 개운죽입니다.”

 

도반 사제의 순수한 사랑의 열정 또한 저에겐 회개의 표징입니다. 이런 회개의 표징들을 통해 부단히 회개할 때 겸손과 순수, 자비와 지혜의 회복입니다. 이런 회개의 여정을 통해 날로 무지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로워지는 삶입니다. 오늘 복음의 소주제는 요나의 표징입니다. 요나 역시 회개의 표징입니다. 표징을 요구하는 무지한 군중을 향한 주님의 말씀은 오늘 세대에게도 그대로 통합니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이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다.”

 

무지의 악입니다. 예나 이제나 악한 세대는 여전합니다. 바로 회개의 표징은 요나와 더불어 회개의 원原 표징인 사람의 아들 그리스도 예수님을 바라보라는 것입니다. 이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끝에서 온 남방 여왕을 상기하라는 것입니다. 이런 회개의 표징을 통해 회개를 촉구하는 예수님입니다. 그러나 회개의 결정적 표징은 그리스도 예수님이자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입니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바로 언제 어디에나 현존하여 우리와 함께 하시는, 솔로몬 보다 더 지혜로우시고 요나보다 더 큰 예언자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 회개의 결정적 표징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예수님의 삶 자체가 우리에겐 회개의 표징, 희망의 표징, 구원의 표징이 됩니다. 눈만 열리면 오늘 지금 여기서 함께 하시는 주님이 회개의 표징인데 새삼 무슨 하늘로부터의 표징이 필요하겠는지요! 무지에 눈이 가려 진짜 표징을 옆에 놔두고 새삼 하늘로부터 표징을 찾는 악한 세대입니다.

 

무지의 어둠, 무지의 악에 대한 근본 처방은 회개뿐입니다. 회개의 여정을 통해 회개의 표징인 그리스도 예수님과 일치가 날로 깊어질 때 그리스도 예수님을 닮아 날로 자유로워지는 참나의 삶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다음 말씀이 큰 위로가 격려가 됩니다. 이 말씀은 내일의 독서에서도 반복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려고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그러나 굳건히 서서 다시는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갈라5,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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