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7.29.목요일 성녀 마르타와 성녀 마리아와 성 라자로 기념일

1요한4,7-16 요한11,19-27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

-공동체는 우리의 위대한 스승이시다-

 

 

 

올해부터 오늘 7월29일은 ‘성녀 마르타와 성녀 마리아와 성 라자로 기념일로 지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경신성사성의 제안한 교령(2021.1.21.)을 받아들여 이같이 확정했습니다.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이러한 결정을 설명하면서 3남매가 “주 예수님을 자신들의 집에 모시고, 마음을 다해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그분께서 부활이요 생명이심을 믿는 중요한 복음적 증거”를 강조했다며 다음과 같이 그 배경을 요약합니다.

 

“주 예수님은 베타니아의 집에서 마르타, 마리아, 라자로의 가족 정신과 우애를 경험하셨고, 이런 까닭에 요한복음은 예수님께서 그들을 사랑하셨다고 말한다. 마르타는 예수님께 너그러이 환대를 베풀었고, 마리아는 주님의 말씀을 온순하게 경청했으며, 라자로는 죽음을 굴복시키신 분의 명령으로 무덤에서 즉시 나왔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베타니아 공동체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늘 편히 찾을 수 있었던 예수님의 쉼터, 샘터, 배움터같은 베타니아 3남매 공동체는 바로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의 모범임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얼마전 평생 잊지 못할 깨달음의 체험을 다시 소개합니다. 7월20일자 강론 서두를 그대로 인용합니다.

 

“저에게 가장 큰 스승은 여기 수도공동체입니다. 제 가장 가까이 있는, 제 평생 몸담고 살아가는, 제 평생 보고 배워야 할 가장 큰 스승인 수도공동체는 ‘있는 그대로’의 저를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이런 깨달음에서 저절로 샘솟는 공동체에 대한 고마움입니다. 아주 예전 제 첫 졸저인 “둥근 마음, 둥근 삶”이란 책명이 생각납니다. 정말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 역시 잘 들여다 보면 다면체多面體의 “둥근 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공동체 형제들 역시 하나하나가 둥근 다면체의 살아 있는 보석寶石같다는 확신을 어제 나눴음을 기억합니다. 끊임없이 새롭게 발견해나가야할 다면체의 공동체요 개인들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100% 공감하는 “둥근 마음, 둥근 삶” 책의 서문 일부를 나눕니다.

 

“누가 나에게 왜 강론을 쓰는가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말하리라. ‘살기위해!’. 나에게 미사와 강론은 밥먹고 숨쉬는 것과 같이 참 절실하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으로 산다하지 않나! 사실 우리 수도자들은 늘 하느님을 배고파하는, 목말라하는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잘 쓰든 못 쓰든 개의치 않고, 매일이 유일한 새날처럼 참 우직하게 우보천리牛步千里, 호시우행虎視牛行의 소처럼 묵상하여 그날의 강론을 써서 나누었다. 

 

긴 세월동안 더러 재미없고 비슷비슷한 강론들도 한없이 인내하며 들어준 내 수도형제들이 고맙고 미안하다. 하늘 아래 새것은 하나도 없다. 대부분 반복이다. 거룩한 반복, 위대한 반복, 새로운 반복이다. 강론을 쓰고 듣는 행위도 잊었던 진리를 상기하는 과정이다. 사실 마음이 새로우면 단순한 반복도 새롭게 보이고 새롭게 들리는 법이다.“-2007년 성모성월에-

 

서문을 쓰면서 샘솟듯한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이 지금도 여전함을 느낍니다. 어제는 방을 정리하다가 출신 본당(신림동;지금은 서원동)에서의 첫미사후(1989.7.16.) 받았던 영적선물의 패를 발견하고 집무실에 비치하여 놓았습니다. 새삼 교회공동체를 위해 봉헌된 사제신분임을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1.미사참례800번, 2.영성체800번, 3.성체조배180번 

 4.십자가의 길100번, 5.묵주기도1500단, 6.주모경3200번 

 7.화살기도1050번, 8.묵상500번, 9.사제들을 위한 기도3200번

 

참으로 늦게서야 확인하고 신자분들의 정성 가득한 기도 봉헌에 감동했습니다. 새삼 교회공동체에 얼마나 사랑의 빚을 지고 살아가는 지 깨달았습니다. 우리의 영성은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 영성입니다. 천국입장도 개인입장이 아닌 단체입장이라 합니다. 혼자의 여정이 아니라 더불어의 여정이요 혼자의 구원이 아니라 더불어의 구원입니다. 예수님 중심의 하나의 운명공동체에 속한 우리들입니다. 우리 몸담고 살아가는 예수님 중심의 교회공동체의 특징을 살펴 봅니다.

 

1.전례영성의 전례공동체입니다.

공동체 일치의 형성에 으뜸이 전례를 통한 주님 고백입니다. 이런 고백기도와 믿음은 함께 갑니다. 평생, 매일, 끊임없이 함께 주님께 믿음을, 희망을, 사랑을, 찬미를, 감사를 고백할 때 샘솟는 열정과 순수의 마음입니다. 때로 공동체를 바빌론에서 이스라엘의 세 청년들이 견뎌냈던 불가마 화덕으로 견주기도 합니다. 

 

불가마 화덕속에서도 가열찬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기도로 살아난 세청년들 은 수도자들의 찬미와 감사의 모범이기에 주일이나 축일에는 꼭 이 찬미가를 부릅니다. 참으로 공동체의 영적 주식主食과 같은 시편성무일도와 미사의 전례공동기도입니다. 

 

참으로 영육이 살기위해, 영육의 건강을 위해, 하느님 중심,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의 형성과 일치를 위해 평생, 날마다, 끊임없이 주님을 숨쉬듯, 밥먹듯이, 마음을 다해 바쳐야 하는 전례공동기도입니다. 전례기도중 늘 염두에 둬야 할 오늘 복음중 예수님과 마르타의 대화입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

 

마르타는 물론 매일 미사때 마다 우리 하나하나를 향한 주님의 질문입니다. 우리 삶의 중심인 예수님께서 부활이요 생명임을 믿을 때 우리 역시 지금 여기서부터 부활과 생명의 영원한 삶을 살게 됩니다. 마르타의 믿음의 고백 역시 시공을 초월하여 현재의 우리의 고백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예, 주님! 저는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메시아이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

 

2.환대의 공동체입니다.

환대의 사랑, 환대의 기쁨, 환대의 축복입니다. 오늘 복음의 베타니아 공동체는 환대의 모범, 환대의 공동체입니다. 환대의 두 얼굴, 마르타와 마리아입니다. 활동가 마르타는 적극적으로 주님을 환대하고 관상가 마리아는 소리없이 말씀을 경청함으로 주님을 환대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활동적인 마르타의 환대가 중심입니다. 참으로 예수님을 사랑했고 예수님의 사랑을 받았던 예수님 중심의 베타니아 사랑의 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언제나 늘 거기 그 자리에서 정주의 영성을 사는 베네딕도 수도자들에게 환대의 영성은 결정적 중요성을 지닙니다. 

 

말 그대로 세상의 오아시스와 같이 세상에 활짝 열린 수도공동체입니다. 환대의 집인 수도원이요, 환대의 사람인 수도자들입니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것이 1987년 개원후 지금까지 34년 동안 밤낮 열려 있는 수도원 정문에, 수도원 성전입니다. 다음 시의 고백 그대로입니다.

 

-“하루하루 활짝 열린 앞문, 뒷문이 되어 살았습니다.

앞문은 세상에 활짝 열려 있어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환대歡待하여 영혼의 쉼터가 되었고

뒷문은 사막의 고요에 활짝 열려 있어

하느님과 깊은 친교親交를 누리며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받으소서.”-

 

3.관상과 활동이 균형과 조화를 이룬 공동체입니다.

관상과 활동의 균형과 조화중에 날로 둥글게 성장 성숙되어 가는 원숙圓熟한 공동체입니다. 관상가 마르타와 활동가 마리아, 병자 라자로가 균형과 조화를 이룬 공동체입니다. 라자로는 병약했다 합니다. 

 

참으로 이상적 유토피아, 엘리트 공동체는 환상입니다. 용서받은 죄인들의 공동체입니다. 참 부족하고 약한 다양한 이들이 서로 보완하며 공존공생共存共生하는 공동체입니다. 공동체에 라자로 같은 병자는 필수입니다. 언젠가 우스개 소리같은 진담이 생각납니다.

 

“요셉 수도원은 너무 건강하면 성소없다, 적당히 아파야 성소있다”

 

사실 건강하여 교만한 것보다는 적당히 아파 겸손한 것이 좋습니다. 분열을 일으키는 목소리 크고 똑똑한 이들보다는 일치를 촉진하는 목소리 작고 어수룩한 근면 성실한 이들이 공동체에는 더 도움이 됩니다. 

 

관상적 성향은 관상의 사랑으로, 활동적 성향은 활동의 사랑으로, 건강하면 건강한 대로, 아프고 약하면 아프고 약한대로, 서로 비교하거나 무시하거나 차별하거나 원망하거나 절망함이 없이, 진실한 마음으로 서로 힘껏 보완하며 살면 부족은 하느님이 다 채워 주십니다. 공동생활을 하면서 참으로 감탄하는 것은 수도형제 하나하나가 말 그대로 ‘신神의 한 수手’ 같다는 것입니다.

 

4,전우애戰友愛, 학우애學友愛, 형제애兄弟愛가 균형과 조화를 이룬 공동체입니다.

이것은 제 지론입니다. 수도자는 물론 믿는 모든이들에게 해당됩니다. 죽어야 끝나는, 살아 있는 그날까지 싸워야 하는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들인 우리들이요, 죽어야 끝나는, 살아 있는 그날까지 사랑의 인생 학교에서 평생 사랑을 배우고 공부해야 하는 주님의 학인들인 우리들이요, 평생 주님의 형제로 서로 섬기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이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전우애, 학우애, 형제애가 창조적 긴장중에 조화와 균형을 이뤄가면서 성장 성숙해 갈 때 온전한 공동체라는 것입니다. 바로 다음의 고백 그대로입니다.

 

-“하루하루 주님의 집 공동체에서

주님의 전사로, 주님의 학인으로, 주님의 형제로 살았습니다.

끊임없이 평생 이기적이 나와 싸우는 주님의 전사戰士로

끊임없이 평생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는 주님의 학인學人으로

끊임없이 수도가정에서 주님의 형제兄弟로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받으소서”-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외아들 예수님을 보내시어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살게 해 주셨습니다. 이 모두를 떠받쳐 주는 것이 바로 제1독서 요한 사도가 강조하는 사랑입니다. 무려 헤아려 보니 사랑이란 어휘가 18회 나옵니다. 

 

사랑의 전례, 사랑의 환대, 사랑의 관상과 활동, 사랑의 전사, 사랑의 학인, 사랑의 형제입니다. 사랑은 모두입니다. 사랑밖에는 길이, 답이 없습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전례 은총보다 예수님 중심의 사랑의 일치 공동체에 결정적 도움을 주는 수행도 없습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21.07.29 08:36
    "우리의 영성은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 영성입니다. 천국입장도 개인입장이 아닌 단체입장이라 합니다. 혼자의 여정이 아니라 더불어의 여정이요 혼자의 구원이 아니라 더불어의 구원입니다. 예수님 중심의 하나의 운명공동체에 속한 우리들입니다.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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