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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9.18.연중 제24주간 월요일                                                            1티모2,1-8 루카7,1-10

 

 

예수님파 사람

-참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주님, 새벽부터 넘치도록 자비를 베푸시어,

 우리 한생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시편90,14)

 

얼마전 어느 자매로부터 오랜만에 받은 박카스 선물이 참 반가웠습니다. 70년대 초등학교 교편시절 가난하고 순박한 어머니들이 가장 많이 사들고 온 선물이 박카스였습니다.

 

“이념전쟁” 

 

이번주 ‘시사IN’ 주간지 표지 제목 글자입니다. 정말 무서운 것이 이념전쟁에 이념중독입니다. 극단의 이념에 중독되어 광신(狂信)이 되면 약이, 답이 없습니다. 정말 무서운 악령같은 것이 이념입니다. 좌우 이념이 바로 그렇습니다. 이념전쟁으로 한반도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는지요! 그래서 어제 집무실 태극기 아래 제 신원의식을 분명히 하는 글귀를 써서 붙였습니다.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예수님파 '주님의 전사'이다.”

 

예수님의 복음만이 이념중독의 병의 치유제입니다. 이념중독을 치유해주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때로 이념전쟁의 전쟁터와도 같은 인터넷에 들어가보면 양 진영 서로간의 증오와 멸시의 댓글들이 난무합니다. 똑같은 사실에도 반응은 얼마나 극단인지 인간성 상실을 목도합니다. 참으로 냉정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이념이 아닌 민생이, 복음적 삶이 참으로 절실하고 절박합니다. 참으로 이념에 중독되지 않은 참사람이, 예수님파 참 복음의 사람이 그리운 시절입니다. 참고로 오늘 강론 제목은 “예수님파 사람-참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입니다.

 

바로 14년전 2009년도에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이 그런 분입니다. 추기경이기 이전에 참사람, 예수님파 복음의 사람 김수환 추기경이었습니다. 어제 뜻밖에 14년전 당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주교의 추도사를 읽으며 공감했습니다. 마지막 부분을 나누고 싶습니다. 

 

-“추기경님은 젊은 시절부터 간직하신 한가지 소망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에게 복음을 말로써 가르치는 것보다 그들 곁에서 그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함께 사시는 것이었습니다. 주교직에 오르고 추기경직에 오르시며 그것이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당신 영혼의 밑바닥에서 누구보다도 당신 자신에게 큰 빚을 지고 사셨습니다. 연세가 높아지신 다음에는 도저히 그 빚을 갚을 길이 없다는 것을 아시고, ‘요모양 요꼴’이라 탄식하시고, 당신 자신에게 ‘바보야!’라고 읊으셨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추기경님, 저는 믿습니다.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해 주실 것입니다.

 

‘어서 오너라, 내 사랑하는 바보야! 그만하면 다 이루었다!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평안히 가십시오, 추기경님. 그리고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시면 당신께서 불쌍히 여기시고 애틋하게 사랑하셨던 우리 백성을 위하여 주님께 간구하여 주십시오. 많이 아껴주셨던 강우일이 인사 올립니다. 2009년 2월20일”-

 

김수환 추기경님은 좌우 이념에 물들지 않은 참 복음의 사람이자 참 자유로운 영혼이었습니다. 푸른 하늘에 흰구름 같은 영혼이었습니다. 저에게 자주 사진을 보내 주는 분의 사진들의 특징이 있습니다. 한결같이 푸른 하늘에 흰구름이 있는 사진들입니다. 부단히 푸른 하늘 하느님을 그리워하는 순수한 영혼입니다. 어제는 예전 글이 생각나 답글로 대신했습니다.

 

“하늘

 보면

 마음은

 훨훨 날아

 흰구름 되네!”

 

또 하나 이런 글도 생각납니다.

 

“나, 이런 이를 알고 있다

 푸른 하늘 안 

 흰구름이 되어

 임의 품안에 노니는 이”

 

분명 참사람, 복음의 예수님파 사람, 김수환 추기경님 영혼이 그러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반갑게도 이런 순수한 영혼을, 겸손한 믿음의 참사람을 만나니 바로 이방인 백인대장입니다. 예수님의 평지설교후 등장하는 첫 인물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순수한 영혼의 참사람은 종파를 초월하여 곳곳에 있기 마련입니다. 

 

예수님을 찾고 만나는 과정 전체에서 백인대장의 고결한 인품이 잘 드러납니다. 감동적인 것은 자기가 아끼던 노예가 죽어갈 때 자존심을 내려 놓고 겸손히 주님을 찾는 모습입니다. 백인대장의 진면목을 증언하는 유다인 원로들입니다. “그는 선생님께서 이 일을 해주실 만한 사람입니다. 그는 우리 민족을 사랑할 뿐 아니라 우리에게 회당도 지어 주었습니다.” 

 

백인대장의 진면목의 절정은 다음 대목입니다. 주님께서 백인대장의 집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백인대장은 친구들을 보내어 주님의 방문을 만류합니다.

 

“주님,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주님에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님을 찾아뵙기에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저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주십시오.”

 

바로 여기서 유래된 우리가 이 거룩한 미사전례중 주님의 성체를 모실 때,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라는 고백입니다. 이어 백인대장의 믿음에 감탄하시는 예수님이요 곧장 백인대장 노예는 치유됩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일이 없다.”

 

참으로 이런 진실하고 겸손한 믿음이 주님은 물론 사람들을 감동시킵니다.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도 바로 이런 믿음의 표현입니다. 겸손한 믿음의 사람, 백인대장이야말로 참 예수님파 사람이라 할 수 있겠고 이후 그의 예수님께 대한 신뢰와 사랑도 날로 깊어졌을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의 바오로 사도가 좋은 깨우침을 줍니다. 참으로 예수님파 참사람이 되어 신심깊고 품위있게, 평온하고 조용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을 물론이고 모두를 위해 기도하라는 권고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의 구원자이신 하느님께서 좋아하시고 마음에 들어 하시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원하십니다. 하느님은 한 분이시고,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중개자도, 한 분이시니,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모두를 위한 끊임없는 감사 기도와 더불어 그리스도 예수님과 일치가 깊어질수록 예수님파 참사람의 실현입니다. 이어지는 바오로의 고백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파 바오로의 신원의식과 이어 우리를 위한 기도의 권고에 감동하게 됩니다.

 

“나는 이 증거의 선포자요 사도로, 다른 민족들에게 믿음과 진리를 가르치는 교사로 임명을 받았습니다. 나는 진실을 말할 뿐,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나는 남자들이 성을 내거나 말다툼을 하는 일 없이, 어디서나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기를 바랍니다.”

 

이념에 중독되지 않고 참사람 예수님파로 살기위해 진실하고 항구한 기도가 얼마나 절대적인지 깨닫습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날로 백인대장같은 겸손한 믿음의 사람으로 변모시켜 주십니다. 

 

"하느님 곁에 있는 것이 내게는 행복,

 이몸 둘곳 하느님 나는 좋으니,

 하신 일들 낱낱이 이야기하오리다."(시편73,2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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