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10.8. 연중 제27주간 목요일                                                                                                말라3,13-20ㄴ루카11,5-13


                                                                             지칠줄 모르는 초록빛 열정

                                                                                     -늘 새로운 시작-


‘지칠줄 모르는 초록빛 열정’이란 말마디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요. 바로 정확히 17년전, 힘들고 고달팠던 시절 1998,6.3일 탄생된 자작시自作詩 ‘담쟁이’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저뿐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됐던, 여름철을 대표하는 담쟁이란 시입니다. 오늘 말씀 묵상 중 문득 떠오른 ‘담쟁이’란 시를 읽어 보겠습니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작년 가을/붉게 타오르다 사라져갔던 담쟁이


 어느새 다시 시작했다

 초록빛 열정으로/힘차게 하늘 향해/담벼락, 바위, 나무 타오르기 시작했다


 마침내/붉은 사랑으로 타오르다

 가을 서리내려 사라지는 날까지/또 계속이다.


 해마다 반복되는/제자리 삶에도/지칠줄 모르는 초록빛 열정

 다만 오늘/하늘 향해 타오를 뿐/내일은 모르다


 타오름 자체의 과정이/행복이요 충만이요 영원이다

 오늘 하루만 사는 초록빛 영성이다-


시공을 뛰어 넘어 오늘 지금 여기가 영원임을 깨닫습니다. 진정 하느님을 믿는 구도자에게는 언제 어디나 ‘영원한 현재’입니다. ‘오늘 하루만 사는 초록빛 영성이다’란 말마디에서도 이미 ‘하루하루 살았습니다’라는 자작시의 고백이 이때부터 시작됐음을 느낍니다.


진정 하느님을 찾는 열정을 지닌 자가 수도자요 수행자요 구도자입니다. 지칠줄 모르는 하느님 찾는 초록빛 열정이 있어 영적전쟁에 승리입니다. 비로소 수도자요 수행자요 구도자입니다. 지칠줄 모르는 초록빛 열정이 바로 성소입니다. 열정 대신 믿음, 희망, 사랑을 넣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제자리 정주의 삶에도 지칠줄 모르는 열정이, 믿음이, 희망이, 사랑이, 세월의 풍화작용을 비켜가게 합니다. 나이들어 몸은 서서히 노쇠해 가도 프란치스코 교황님처럼 영원한 청춘의 삶을 살게 합니다. 젊음은 ‘나이’에 있는 게 아니라 이런 지칠줄 모르는 ‘열정’에 있습니다. 


이런 열정이 있을 때 악취惡臭의 부패인생이 아닌 향기香氣로운 발효인생을 삽니다. 그러니 늘 새로운 시작의 초발심의 자세로 살아야 합니다. 이런 열정이 식을 때, 사라져 갈 때, 죄악의 유혹에 빠집니다. 바로 1독서 말라기의 경우가 그러합니다.


“너희는 나에게 무엄한 말을 하였다. 하느님을 섬기는 것은 헛된 일이다. 만군의 주님의 명령을 지킨다고, 그분 앞에서 슬프게 걷는다고 무슨 이득이 있느냐? 오히려 이제 우리는 거만한 자들이 행복하다고 말해야 한다. 악을 저지르는 자들이 번성하고, 하느님을 시험하고도 화를 입지 않는다.”


오늘도 여전히 이렇게 우리를 유혹하는, 악이 번성하는 시절입니다. 얼마나 그럴듯한 유혹인지요. 그러나 이들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살다가 죽음을 맞이한다면 바로 죽음의 날은 바로 심판의 그날이 될 것입니다. 


“보라, 화덕처럼 불붙는 날이 온다. 거만한 자들과 악을 저지르는 자들은 모두 검불이 되리니, 다가오는 그날이 그들을 불살라 버리리라. 그날은 그들에게 뿌리도 남겨두지 않으리라.”


이 또한 우리의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당신 만을 찾는 초록빛 열정의 ‘경외의 사람들’에게 축복의 약속을 주십니다. 위와는 너무 대조적입니다.


“주님을 경외하며 그의 이름을 존중하는 이들이 주님 앞에서 비망록에 쓰였다. 그들은 나의 것이, 나의 소유가 되리라. 부모가 자기들을 섬기는 자식을 아끼듯, 나도 그들을 아끼리라. 나의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의로움의 태양이 날개에 치유를 싣고 떠오르리라.”


바로 초록빛 열정의 주님 경외하는 마음을 지니고 이 미사에 참석한 우리를 향한 축복의 말씀입니다. 의로움의 태양인 주님이 당신 날개에 치유를 싣고 떠 올라 우리 모두를 치유하고 위로하는 복된 미사시간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바로 복음의 한 밤중 벗에 도움을 청하는 사람처럼 지칠줄 모르는 주님 찾는 열정으로 살아야 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사람이 벗이라는 이유 때문에 일어나서 빵을 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줄곧 졸라 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그에게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바로 지질출 모르는 초록빛 열정이 있어 가능한 항구한 기도의 자세요 믿음의 자세요 삶의 자세입니다. 삶에는 비약도 도약도 없습니다. 요령도 첩경의 지름길도 없습니다. 하루하루 이렇게 지칠줄 모르는 초록빛 열정으로, 믿음으로, 희망으로, 사랑으로 끊임없이 주님께 청하고 찾고 두드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우리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습니까? 바로 하느님 주시는 참 좋은 선물이 성령입니다. 바로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성령을 선사하시어 지질출 모르는 초록빛 열정으로 당신만을 찾고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게 하십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05 여전如前한 삶 -영원한 현역現役, 영원한 학생學生-2016.5.15. 월요일 성 빠코미오 아빠스(287-347)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7.05.15 107
1704 여여如如한 삶 -수행자의 삶-2017.9.23. 토요일 피에트첼치나의 성 비오 (1887-1968)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7.09.23 166
1703 여러분은 무슨 맛으로 살아 가십니까? -하느님 맛, 또는 돈 맛-2019.4.17.성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4.17 121
1702 언제 어디서나 일하시는 하느님 -하늘 나라의 실현-2019.7.10.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10 158
1701 어제나 내일이 아닌 오늘! -오늘,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평생처럼-2019.11.20.연중 제33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1.20 162
1700 어머니인 교회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2024.5.20.월요일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5.20 109
1699 어머니를 그리며 -어머니 예찬-2019.8.15.목요일 성모 승천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8.15 221
1698 어린이처럼-2015.10.1. 목요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873-1897) 축일 프란치스코 2015.10.01 739
1697 어린이와 같이 되라 <어린이들을 사랑하신 예수님>2024.5.25.토요일 성 베다 베네라빌리스 사제 학자(672/673-735)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5.25 111
1696 어린이를 사랑하라 -“우리는 누구나 ‘하느님의 어린이’입니다“-2022.8.13.연중 제13주간 프란치스코 2022.08.13 289
1695 어린이 예찬 -하늘 나라의 삶-2023.8.19.연중 제19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08.19 267
1694 어린이 같은 사람이 됩시다 -경외fear와 섬김serve- 여호24,14-29 마태19,13-15 1 프란치스코 2019.08.17 160
1693 어떻게 해야 영적전쟁에 승리할 수 있습니까? -비전, 비움, 탄력, 연대- 이사56,1.6-7 로마11,13-15.29-32 마태15,21-28 1 프란치스코 2017.08.20 145
1692 어떻게 해야 영생을 받을 수 있나? -사랑 실천이 답이다-2019.7.14.연중 제15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7.14 140
1691 어떻게 하늘 나라를 지킬 것인가? -주님과 함께-2017.12.14. 목요일 성 요한 사제 학자(1542-159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7.12.14 165
1690 어떻게 참으로 살 수 있을까요? -꿈, 찬양, 기억, 사랑-2022.9.10.토요일 한가위 프란치스코 2022.09.10 217
1689 어떻게 죽어야 합니까? -마지막 유언-2017.4.14. 주님 수난 성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 1 프란치스코 2017.04.14 175
1688 어떻게 죽어야 하나? -귀가준비-2018.10.2.연중 제26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0.02 140
1687 어떻게 주님의 길을 잘 닦을 것인가? -회개, 위로, 기쁨-2017.12.10. 대림 제2주일 프란치스코 2017.12.10 172
1686 어떻게 주님을 맞이할 것인가? -누가 아름다운 사람인가?-2015.12.20. 대림 제4주일 프란치스코 2015.12.20 378
Board Pagination Prev 1 ...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 173 Next
/ 173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