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1.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즈카2,14-17 마태12,46-50

 

 

예수님의 참가족

-늘 새로운 봉헌, 예수님 중심의 삶-

 

 

“거룩하신 어머니, 찬미받으소서. 당신은 하늘과 땅을 영원히 다스리시는 임금님을 낳으셨도다.”(입당송)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미사를 봉헌합니다. 동정녀 마리아의 자헌에 대한 이야기는 주로 약 200년경에 쓰여진 외경 야고보 원복음서의 기록을 기초로 하는데,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요아킴과 안나는 오랫동안 자식을 낳지 못하던 자신들에게 딸을 준 하느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에서 봉헌하기로 합니다. 그리하여 그녀가 3세때에 예루살렘 성전에서 하느님께 바칩니다.

 

동정녀 마리아의 자헌 축일은 543년 동로마 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1세 황제의 명령으로 과거 예루살렘 성전이 있던 것 근처에 비자티움 양식으로 건축된 성마리아 대성당의 축성식에서 유래합니다. 서방에서는 1585년 교황 식스토 5세가 이 축일을 다시 기념하는 것을 허용하였고, 1597년 교황 클레멘스 8세는 이 축일을 2등급 축일로 제정하였으며, 1969년 로마 전례력에서 그대로 남아 기념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새삼 우리의 봉헌의 삶을 묵상하게 됩니다. 늘 새로운 봉헌을 통해 예수님 중심의 삶을 새로이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참가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세례 받아 예수님의 참가족이 된 우리들을 상징하는 장면입니다. 혈연가족이 아니라 부르심에 따라 예수님 중심으로 이뤄진 예수님의 참가족인 우리들입니다.

 

오늘 말씀은 공동체 일치의 원리를 보여줍니다.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 중심의 교회공동체, 수도공동체입니다. 성격이, 마음이, 취향이, 성향이 같아서 공동체의 일치가 아니라 바라보는 중심의 방향이 같기에 다양성의 일치입니다. 이런 일치는 고정불변의 완성된 공동체가 아니라 평생 완성을 향해가는 미완의 영원한 현재 진행형의 공동체입니다. 

 

그러니 날마다 평생 공동전례 활동을 통해 늘 봉헌을 새로이 함이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오늘 제1독서 즈카르야 예언서의 말씀은 바로 우리 예수님의 참가족을 이루는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딸 시온이 상징하는 바, 내 몸담고 있는 공동체입니다.

 

“딸 시온아, 기뻐하며 즐거워하여라. 정녕 내가 이제 가서, 네 한가운데에 머무르리라. 주님의 말씀이다. 그날에 많은 민족이 주님과 결합하여, 그들은 내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 한가운데에 머무르리라.”

 

그날은 바로 오늘입니다. 바로 즈키르야의 예언은 오늘 복음을 통해서, 그리고 오늘의 우리를 통해서 그대로 실현되고 있습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 중심의 삶을 새로이 하는 봉헌입니다. 

 

오늘 복음은 바로 예수님 중심의 한가족 공동체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줍니다. 혈연가정공동체만으로 부족합니다. 이에 더하여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로 업그레이드되어야 온전한 공동체입니다. 이를 직설적으로 표현한 말마디가 생각납니다.

 

“물보다 진한게 피이고 피보다 진하게 돈이고 돈보다 진한게 하느님 믿음이다.”

 

유산문제등 돈의 마력앞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혈연가정공동체는 얼마나 많은지요! 참으로 하느님 중심의 견고한 믿음이 있을 때 돈의 유혹을 넘어설 수 있겠기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 이런 말마디를 사용합니다. 자녀들에게 물려줄 최고의 유산은 재물이 아니라 하느님 중심의 믿음임을 절감합니다.

 

오늘 복음 장면은 그대로 예수님 중심으로 한가족을 이룬 제자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예수님과 주고 받는 내용이 이를 분명히 합니다.

 

-“보십시오,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이 스승님과 이야기하려고 밖에 서 계십니다.”

그러자 곧장 예수님의 답변이 뒤따릅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그리고 당신의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르십니다.

“이들이 내 어머니이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공동체 일치의 원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예수님 중심의 삶에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수행자로서의 삶입니다. 날마다 마음 깊이 주님께 나를 봉헌함으로 늘 주님 중심의 삶을 새로이 하며 하느님의 뜻을, 하느님의 말씀을 실행하는 삶입니다. 알렐루야 복음 환호송도 이와 일치합니다.

 

“하느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은 행복하다.”

 

한결같이 주님 중심의 한몸 공동체 삶에 충실하고 항구할 때 참행복이요 기쁘고 즐거운 삶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의 봉헌을 새롭게 하면서 주님 중심으로 공동체의 일치를 날로 깊이해 주십니다. 

 

“영원하신 아버지의 아들을 잉태하신 동정 마리아의 모태는 복되시나이다.”(영성체송).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67 오소서, 성령님 -행복한 사람들이여, 성령께 마음을 열라-2023.12.5.대림 제1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12.05 151
3266 행복하여라 -겸손과 평화의 참 좋은 믿음의 사람들!-2023.12.4.대림 제1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12.04 158
3265 대림의 희망과 기쁨 -깨어 있어라, 회개하라, 감사하라-2023.12.3.대림 제1주일 프란치스코 2023.12.03 162
3264 영적승리의 삶 -“늘 깨어 기도하여라”-2023.12.2.연중 제3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12.02 166
3263 하느님 나라의 여정 -“하루하루 날마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2023.12.1.연중 제34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12.01 173
3262 버림과 따름, 믿음의 여정 -제자이자 사도의 삶-2023.11.30.목요일 성 안드레아 사도(1세기 초반-1세기 중반) 축일 프란치스코 2023.11.30 171
3261 하느님의 궁극의 승리 -너희는 인내로서 생명을 얻어라-2023.11.29.연중 제3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11.29 161
3260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파거불행(破車不行), 노인불수(老人不修)- 오늘 지금 여기를 살라2023.11.28.연중 제34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11.28 169
3259 나는 누구인가? -자기인식의 겸손과 지혜, 자유와 행복-2023.11.27.연중 제34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11.27 154
3258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을 사랑하고 섬깁시다 -“하루하루, 날마다, 늘, 끝까지. 한결같이, 평생을”-2023.11.26.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3.11.26 152
3257 희망의 여정 -죽음은 새로운 삶의 시작-2023.11.25.연중 제3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11.25 147
3256 성전정화 -성전정화의 일상화- “하루하후, 날마다, 평생-”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1795-1839)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1마카4,36-37.52-59 루카19,45-48 프란치스코 2023.11.24 160
3255 주님 평화의 전사 -평화사랑, 평화훈련, 평화습관-2023.11.23.연중 제33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11.23 150
3254 성화(聖化)의 여정 -성인(聖人)이 되는 것은 우리의 거룩한 소명(召命)이다-2023.11.22. 수요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23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1.22 160
3253 예수님의 참가족, 한가족이 된 우리들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함께” -성모님 예찬-2023.11.21.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1.21 167
3252 개안(開眼)의 여정 -날로 좋아지고 지혜로워지는 삶-2023.11.20.연중 제33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11.20 159
3251 참 행복한 삶 -사랑하라, 깨어 있어라, 책임을 다하라-2023.11.19.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프란치스코 2023.11.19 145
3250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 -기도, 믿음, 삶-2023.11.18.연중 제32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11.18 147
3249 사랑과 지혜 -무지에 대한 답은 주님이시다- 프란치스코 2023.11.17 156
3248 정주(定住)의 지혜 -지혜 예찬(禮讚), 지혜를 사랑합시다-2023.11.16.목요일 성녀 대(大) 젤투르다 동정(1256-1302)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1.16 161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173 Next
/ 173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