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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22. 연중 제12주간 월요일                                                                                                                              창세12,1-9 마태7,1-5


                                                                                             향기로운 복福의 사람


오늘은 '향기로운 복福의 사람'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우선 묵상을 나누기전 몇가지 예화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수도원 식당 앞 숲에는 커다란 태산목(泰山木) 나무가 있습니다. 수도원 개원할 30년전 쯤에는 작은 나무였는데 지금은 거대한 나무가 되었습니다. 아니 태산목(泰山木) 나무뿐 아니라 수도원의 모든 나무가 잘 자라서 울창한 숲이 되었습니다. 나무의 이런 외적성장은 우리의 내적성장을 상징합니다. 이렇게 세월지나며 계속 내적으로 성장하는 삶이면 좋겠습니다. 믿음의 성장, 사랑의 성장, 겸손의 성장입니다.


태산목(泰山木)나무의 꽃들이 장관입니다. 참 희고 큰 품위있는 꽃으로 꽃 한송이가 큰 접시만 합니다. 보기도 우아할 뿐 아니라 향기또한 은은하기가 일품입니다. 꽃을 따보니 온통 꽃잎들에서 나는 향기였습니다. 아, 오늘 1독서의 아브람처럼 믿음 좋은 사람의 '덕德의 향기', '복福의 향기'도 이와 같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자매를 면담하며 언뜻 스친 확신입니다.


'비교하면 불행하다. 참 희망이 없는 악순환의 삶이구나. 타고난 좋은 것도 별로 없고 주위 환경도 정말 안 좋고 희망 둘 곳이 없겠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아, 하느님뿐이 없구나. 하느님께 믿음을, 희망을 두고 하느님 앞에서 어떠한 환경 중에도 자신의 품위를 유지하며 기쁘게 살아야 하겠구나. 하느님 없이는 도저히 살 수 없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을 만나다 보면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하느님 믿음을 붙잡고 사는 이들이 종종 있습니다. 어제 분도규칙서 '제4장; 착한 일의 도구들은 무엇인가?'에 대해 서울 수녀원 봉헌회원들에게 강의할 때 몇 구절이 선명하게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1절;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하느님을 사랑하라.'

'41절;자신의 희망을 하느님께 두라.'

'63절;하느님의 계명을 매일 행동으로 채워라.‘

'74절;그리고 하느님의 자비에 대해 절대로 실망하지 마라.“


모두가 하느님 중심의 삶을 확고히 다지게 하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살아야 흔들리지 않고 품위있게 살 수 있습니다. 어떠한 처지에서도 하느님의 복된 사람, 향기로운 사람으로 살 수 있습니다. 어제 저녁 성무일도 시편112편을 노래하던 중 감미롭게 와닿은 몇 구절도 생각납니다.


'복되다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이여, 당신의 계명을 큰 낙으로 삼는 이여.‘

'인자하고 자비롭고 의로운 그는, 어둠 속의 빛처럼 바른 사람을 비추도다.‘

'흔들림이 항상 그에게 없고, 언제나 의인으로 기억에 남기리라.‘

'언짢은 소식에도 그는 아니 놀라니, 주께 바라는 그 마음 든든하여라.‘


참 아름다운 구절들입니다. 이런 이들이 의인이요 복된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된 우리 모두 이렇게 하느님께 믿음을, 희망을, 사랑을 두고 살아야 합니다. 세속이 아닌 하느님께 집착해야 세상에 속화俗化되지 않고 오히려 세상을 성화聖化하며 살 수 있습니다. 


세상 풍조에 휘둘리거나 휘말리지 않는 이런 삶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유일한 삶입니다. 그대로 오늘 창세기의 아브람을 연상케 하는 시편 구절들입니다. 하느님의 복을 받고 75세 고령에 길을 떠나는 '영원한 젊음'의 아브람의 모습이 감동입니다. 새삼 젊음은 나이에 있는 게 아니라 믿음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내리며, 너의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그리하여 너는 복이 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종족들이 너를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아브람처럼 우리 모두 복의 사람이 되게 하고 만나는 모든 이들이 우리를 통하여 복을 받게 합니다. 하여 미사후 파견때 주님은 사제를 통하여 우리 모두를 강복합니다. 길을 떠난 아브람은 도착할 때 마다 제단을 쌓습니다. 축복된 삶의 비밀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그는 그곳에 주님을 위하여 제단을 쌓고,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불렀다.‘


새벽마다 제단을 쌓으며 미사를 봉헌하는 이들 역시 또 하나의 아브람입니다. 저 역시 새벽마다 제단을 쌓는 마음으로 강론을 씁니다. 바로 이런 삶이 오늘 복음에 대한 답입니다. 하느님의 복을 받은 이들은 하느님을 알고 자신을 아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을 알아야 자신을 알수 있습니다. 자신을 알아 갈수록 지혜롭고 겸손한 사람이 됩니다. 제눈에 들보를 너무 잘 알기에 남의 티를 빼내겠다는 만용을 부리지 않습니다. 하느님을 모르고 자기를 모르는 이들이 어리석어 하느님의 영역을 침범하여 남을 심판하는 것입니다. 남을 심판하는 것이 큰 죄입니다. 심판할 분은 하느님 한 분뿐입니다. 하느님의 복받은 향기로운 사람들, 절대로 남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연민(compassion)의 사랑으로 받아들입니다. 주님은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뚜렷이 보고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해당되지 않을 자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눈에 티는, 들보는 우리가 빼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고 나를 알아갈수록 하느님의 은총으로 저절로 사라지는 내 눈의 티요 들보라는 것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겸손히 통회하는 우리 모두의 눈에서 티와 들보를 빼내시어 선입견, 편견없는 당신 '복의 사람'으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이 당신 소유로 뽑으신 백성!"(시편33,12ㄴ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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