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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8. 주일 주님 공현 대축일                                                       이사60,1-6 에페3,2.3ㄴ.5-6 마태2,1-12



순례여정

-목표, 이정표, 도반, 기도-



방금 우리는 화답송 후렴을 흥겹게 노랬했습니다.

“하느님 만백성이 당신께 조배하리이다.”


오늘은 주님께서 온 세상에 당신을 공적으로 드러내심을 경축하는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이사야가 우리 모두를 향해 주님 공현을 선포합니다. 주님의 빛이 우리 위에 떠올라 우리를 환히 비춥니다. ‘예루살렘’은 우리 모두를 상징합니다.


“예루살렘아,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 자 보라, 어둠이 땅을 덮고, 암흑이 겨레들을 덮으리라. 그러나 네 위에는 주님께서 떠오르시고, 그분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라.”


그대로 이 거룩한 공현 대축일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에게 실현되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과거에 모든 세대에 감춰져 있던 신비가 성령을 통하여 그분의 거룩한 사도들과 예언자들에게 계시되었음을 알립니다. 곧 다른 민족들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복음을 통하여, 공동 상속자가 되고 한 몸의 지체가 되며 약속의 공동 수혜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주님은 ‘동방박사들의 방문’이야기를 통해 주님의 공현의 의미를 확실히 깨닫게 하십니다. 한가지 유념할 것이 있습니다. 동방박사들의 방문은 ‘역사history’가 아니라 ‘이야기story’라는 것입니다. 


역사는 누가?, 무엇을?, 왜?, 언제?. 어디서? 어떻게? 6하 원칙에 따라 역사적 ‘사실들facts’을 추구하지만 이야기는 과연 나에게 말하는 진리가 무엇인지 그 의미를 추구합니다. 이야기 안에 담고 있는 영원한 진리를 깨달아야 하는 것이 바로 오늘 동방박사들의 방문이야기입니다. 


동방박사들의 방문 이야기를 읽는 순간 떠오른 것이 2014년 안식년 중에 있었던 저의 산티야고 순례여정 체험이었고 동시에 순례여정의 4요소였습니다. 하여 오늘 강론 주제는 순례여정이 되겠습니다.


첫째는 하느님 목표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 깊이에서는 진리 자체이신 하느님을 찾는 구도자요 순례자요 수행자입니다. 바로 오늘 동방박사들이 그 좋은 모범입니다. 분명 이들은 끊임없이 진리 자체이신 그분을 찾았을 것입니다. 산티야고 순례 여정의 최종 목적지가 산티야고 대성전의 하느님이듯이 이들의 최종목적지는 베들레헴의 주님이셨습니다. 이런 주님이야 말로 우리 삶의 목표요, 삶의 방향이요, 삶의 중심이요, 삶의 의미입니다.


이런 주님을 잊어버려 삶의 목표를, 삶의 방향을, 삶의 중심을, 삶의 의미를 잃고 세상 한복판에서 표류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입니다. 길을 잃고 혼란 중에 방황하는 미아들 같은 사람들입니다. 주님을 찾는 길을 잃었기에 끊임없는 불안이요 두려움입니다. 동방박사들은 참으로 현자였습니다. 삶의 어둔 한 복판에서 주님의 별을 찾아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삶의 이정표, 주님의 별입니다.

산티야고 800km 2000리 순례여정을 안심하고 무사히 갈 수 있었던 것은 순례여정 곳곳에 세워진 이정표들 덕분이었습니다. 수백개의 이정표들의 화살표 방향 따라 가면 최종 목적지인 산티야고에 도착합니다. 새삼 우리 삶의 순례여정중 삶의 이정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동방박사들의 삶의 이정표는 바로 ‘주님의 별’이었습니다.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주님의 별의 이정표 따라 목적지에 도달한 동방박사들입니다. 주님의 별이 상징하는 바 삶의 이정표입니다. 여러분의 주님의 별은, 삶의 이정표는 무엇입니까? 누구에게나 자명한 주님의 별이, 삶의 이정표가 아닙니다. 찾아야 발견되는 하느님의 선물같은 주님의 별, 삶의 이정표입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 주님의 별을 발견하여 순례여정에 올랐던 이들은 동방박사들뿐이었습니다.


보십시오. 등잔밑에 어둡다고 베들레헴 지척에 있던 예루살렘의 내노라 하던 종교인들, 신학자들 주님의 별을 까맣게 잊고 지내다 동방박사의 질문에 모두 깜짝 놀랍니다. 깨어 간절히 주님을 찾을 때 선물처럼 발견되는 주님의 별임을 깨닫습니다. 깨어 간절히 주님을 찾을 때 선물처럼 발견되는 주님의 별임을 깨닫습니다. 언젠가 읽은 구절도 생각납니다. 


“누구에게나 새벽은 온다. 그러나 누구나 새벽을 맞이하는 것은 아니다. 오직 깨어있는 자만이 새벽을 맞이한다.”


깨어있는 자만이 주님을 발견합니다. 그러나 복음의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이 한 일은 고작 기록을 보고 메시아가 태어날 곳이 베들레헴임을 설명하는 것이었습니다. 


늘 깨어 주님을 찾아야 합니다. 눈만 열리면 곳곳에서 발견되는 주님의 길을 밝히는 삶의 이정표인 주님의 별들입니다. 주님의 별인 삶의 이정표를 잊어 어둠 중에 방황하는 사람들입니다. 무지와 탐욕에 눈이 멀어 세상 우상들이 주님의 별인중 알고 착각하고 따르다가 파멸에 이르는 사람들입니다. 


무엇보다 참 좋은 삶의 이정표가, 주님의 별이 매주일 정성을 다해 참석하는 주일미사입니다. 이 주일미사의 이정표가 주님의 별이 매주간 우리를 인도하는 주님의 참 좋은 별빛이 될 것입니다.


셋째가 함께 하는 길벗, 길동무의 도반입니다.

기나긴 삶의 순례여정 혼자는 너무 힘듭니다. 목적지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도중 하차합니다. 요즘 혼밥, 혼술이라는 말이 회자되지만 좋은 징조가 아닙니다. 산티야고 순례자들 혼자 와도 결국은 순례길에서는 도반이 됩니다. 국적은, 말은 달라도 목적지가 같으니 말은 통하지 않아도 순수한 마음에 소통은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십시오. 동방박사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전설에는 셋이라 하며 발다살, 가스팔, 멜키올이라 명명합니다. 어느 형제는 자기 삼형제를 신심 깊은 아버지가 이 세 이름을 세례명으로 지어 주셨다 자랑했습니다. 참 기막힌 세례명이라 감탄했습니다. 


여러분의 도반은 누구입니까? 언제든 전화할 수 있는, 찾아갈 수 있는, 밥먹을 수 있는, 여행 떠날 수 있는 도반이 있습니까? 무엇보다 함께 사는 부부가 도반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참 힘든 것이 도반과의 관계입니다. 동방박사들 역시 함께하는 순례길에 서로간 어려움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니 평생 순례길에 있는 부부도반들의 어려움은 얼마나 크겠는지요. 이래서 이혼자들이 날로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넷째 기도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도반이 주님이십니다. 주님과의 소통이 잘되어야 보이는 도반과의 소통도 원활해 집니다. 주님과의 소통이 바로 기도입니다. 도반간의 일치도 바라보는 방향이, 중심이 같을 때 가능합니다. 주님이 바로 일치의 중심입니다. 기도를 통해 주님과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보이는 사람 도반과의 관계도 깊어집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 깊이에서는 하느님을 찾고 기도합니다. 동방박사들도 모두 내면 깊이에서는 진리와 사랑자체이신 그분을 찾았을 것이며 그분을 향한 공동관심사가 그들의 일치를 더욱 굳건하게 했을 것입니다.


기도하는 만큼 살고 사는 만큼 기도합니다. 기도하는 대로 살고 사는대로 죽습니다. 끊임없이 기도할 때 삶의 이정표도 주님의 별처럼 떠오르고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은 물론 보이는 사람 도반간의 관계도 깊어집니다. 주님은 온갖 죄악에서 우리를 보호해 주십니다. 복음의 마지막 대목이 그 좋은 증거입니다.


‘그들은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고장에 돌아갔다.’


늘 주님의 보호와 인도가 뒤따랐던 동방박사들은 과연 우리 순례자들의 모범입니다.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의 관계도 깊었고, 서로간의 관계도 깊었음을 봅니다.


오늘 동방박사들의 순례여정은 말그대로 해피엔드로 끝나는 성공적 순례여정입니다. 마침내 주님의 별의 이정표 따라 충실하고 항구했던 결과 마침내 최종 목적지인 베들레헴 아기 예수님의 태어난 집에 도착합니다.


‘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또 보물 상자를 열고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동방박사와 함께, 우리도 이 거룩한 주님 공현 대축일 미사를 통해 주님께 세 보물을 드리도록 합시다. 당신 향한 우리의 믿음과 희망, 사랑의 보물, 그리고 몸과 마음과 영혼의 우리 모두를 보물로 봉헌하는 우리에게 주님은 큰 축복을 내려주시어 우리 모두 성공적 순례여정이 되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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