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9.16. 토요일 

성 고르넬리오 교황(+253)과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258) 기념일

1티모1,15-17 루카6,43-49



실행이 답이다

-회개의 은총과 말씀의 실행-



'실행이 답이다.' 오늘 강론 주제입니다. 

가톨릭 다이제스트 10월호 첫장, ‘마음에 새기는 하늘의 소리-좋은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지 않는다’라는 말마디가 새삼스럽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너무나 자명한 말씀이지만 묵상할수록 깊은 울림을 주는 말씀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첫마디 말씀입니다. 계속이어지는 말씀도 새삼 설명이 필요없습니다.


“좋은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지 않는다. 또 나쁜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 나무는 모두 그 열매를 보면 안다. 가시나무에서 무화과를 따지 못하고 가시덤불에서 포도를 따지 못한다.”


예수님은 이어 나무의 비유를 그대로 사람에게 적용시켜 말씀하십니다.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자는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


좋은 나무, 선한 사람은 타고 난 고정불변의 것일까요? 나쁜 나무, 악한 사람은 타고 난 고정불변의 것일까요? 성선설이냐 성악설이냐의 문제는 아마도 인류가 지속되는 한 계속될 것입니다. 


결국은 사람입니다. 나무가 좋아야 열매도 좋듯이 사람이 좋아야 말도 글도 행동도 좋습니다. 나무가 나쁘면 열매도 나쁘듯 사람이 나쁘면 말도 글도 행동도 나쁩니다. 세상에 나쁜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을 것입니다.


결론하여 사람은 열려있는 가능성의 존재라는 것입니다. 성선설도 아니고 성악설도 아닙니다. 사람은 고정불변의 숙명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특히 인성人性의 문제는 그렇습니다. 아무리 좋은 신고 배나무도 가꾸고 돌보지 않으면 돌배 나무가 되고, 아무리 좋은 밭도 가꾸고 돌보지 않으면 잡초 우거진 박토가 되듯 아무리 좋은 사람도 방치하면 괴물怪物이나 페인廢人이 될 수 있습니다. 나무든 사람이든 끊임없이 돌보고 가꾸는 수행의 노력이 절대적입니다.


마음의 병중 으뜸이 무지無知의 병이라 합니다. 하느님을 모르고 자기를 모르는 무지의 병입니다. 진정 하느님을 알고 자기를 알아갈수록 하느님을 닮아 참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진실하고 착하고 아름다운 진선미眞善美의 사람,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신망애信望愛의 하느님의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하여 ‘인생은 선물이자 과제’라 하는 것입니다. 은총으로 선물 받은 인생을 평생 완성시켜 가야할 과제를 부여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사람이 되어가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평생공부가 평생일이 사람이, 하느님의 사람이 되는 일입니다. 


인간의 변화는 가능한가? 답은 물론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끊임없는 변화의 여정을 통해 참 사람의 참 나가 되는 과제를 부여받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변질變質이 아닌 변화變化입니다. 자칫하면 변화로 인한 향기로운 발효醱酵인생 대신에 변질로 인해 악취가 날 수 있는 부패腐敗인생도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회개의 은총과 말씀 실행, 이 둘이 끊임없이 우리를 변화시켜 하느님을 닮아 지혜롭고 순수하고 자비로운 사람이, 온유하고 겸손한 사람이 되게 합니다. 회개의 하느님 은총이 운명을, 나쁜 DNA를 바꿔 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궁극으로 명령하시는 바는 말씀 실행입니다. 평생 말씀의 수행자로 살아야 참 사람이 되고 반석 위에 인생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주님, 주님!’하고 부르면서 내가 말하는 것을 실행하지 않느냐? 나에게 와서 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은 땅을 깊이 파서 반석 위에 기초를 놓고 집을 짓는 사람과 같다. 홍수가 나서 강물이 집에 들이닥쳐도, 그 집은 잘 지어졌기 때문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실행이 답입니다. 과연 끊임없는 말씀의 실행으로 반석 위에 인생집을 짓고 있는 지요? 주님 반석 위에 인생집을 지으라 우리 분도수도자들의 첫째 서원인 정주定住 수행입니다. 반대의 경우도 정말 실감나게 마음에 와 닿습니다.


“그러나 내 말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는 자는, 기초도 없이 맨땅에 집을 지은 사람과 같다. 강물이 들이닥치자 그 집은 곧 무너져 버렸다. 그 집은 완전히 허물어져 버렸다.”


자업자득입니다. 하느님 탓이 아닌 순전히 내탓입니다. 말씀 실행에 게을렀고 소홀했기 때문입니다. 과연 내 인생집은 어느 쪽에 속하는 지요? 말씀 실행에 전제되는 하나의 필수요소가 회개의 은총입니다. 회개의 은총으로 끊임없이 새로워져야 말씀 실행에 동력이 생깁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의 바오로 사도가 그 좋은 본보기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나는 그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죄인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하느님께서 나에게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회개를 통한 하느님 자비의 은총과 우리의 말씀 실행을 통해 주님을 닮아 참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가는 우리들입니다. 끊임없이, 매일, 평생, 규칙적으로, 바치는 시편성무일도와 미사의 공동전례기도 수행이 끊임없는 은총의 회개를 이루어 주고 말씀 실행에 열정과 힘을 줍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 말씀을 부단히 실행함으로 당신을 닮은 진선미眞善美의 사람, 신망애信望愛의 참 사람, 하느님의 자녀로서 변모시켜 주십니다. 영원한 임금이시며 불사불멸하시고 눈에 보이지 않으시며 한 분뿐이신 하느님께 영예와 영광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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