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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5.11. 금요일 

성 오도, 성 마욜로, 성 오딜로, 성 후고와 복자 베드로 베네라빌리스, 클뤼니 수도원의 아빠스들 기념일                     

사도18,9-18 요한16,23ㄴ-28



신록新祿의 기쁨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하는 삶-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해도 고통이나 시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신비롭고 고마운 것은 고통이나 시련에도 불구하고 내적기쁨과 평화를 누린다는 것입니다. 해산할 때에 여자는 진통의 시간이 왔기에 근심에 싸이지만 아이를 낳으면, 사람 하나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기쁨으로 그 고통을 잊어버립니다. 


고통을 압도하는 주님 주시는 기쁨입니다. 끊임없이 고통은 계속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기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계시기에 인생고해人生苦海의 현실중에도 인생축제人生祝祭의 충만한 기쁨을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신록의 기쁨을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코 현실의 고통이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사는 기쁨을 압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주님은 오늘 고별사에서 이를 분명히 약속하셨고 당신 부활을 통해서 완전히 실현시켜 주셨습니다.


“이처럼 너희도 지금은 근심에 싸여 있다. 그러나 내가 너희를 다시 보게 되면 너희 마음이 기뻐할 것이고, 그 기쁨을 아무도 빼앗지 못할 것이다. 그날에는 너희가 아무 것도 묻지 않을 것이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사는 이들의 축복된 현실을 말해줍니다. 세상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주님께서 주신 기쁨을 빼앗아 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번민한 문제나 의심이 사라져 무지로부터의 해방이니 바로 보호자 성령의 은혜이기도 합니다. 바로 사도행전의 바오로가 그 모범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늘 함께 하셨음은 다음의 환시가 입증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잠자코 있지 말고 계속 말하여라. 내가 너와 함께 있다. 아무도 너에게 손을 대어 해치지 못할 것이다. 이 도시에는 내 백성이 많기 때문이다.”


분명 부활하신 주님께 이런 약속을 들었지만 고통과 시련의 파란만장한 삶은 계속됩니다. 성서에 자주 나오는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 있다.”는 말씀이 역시 우리에게도 큰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바오로는 계속되는 고통과 시련의 와중에서도 주님께서 함께 해 주셨기에 코린토에서의 선교활동을 무사히 마친후 시리아로 떠납니다. 또 전의를 새롭게 하기위해 서원한 대로 머리를 깍습니다.


시련과 고통이 없으면 내적성장이나 성숙도 끝납니다. 고통이나 시련중에도 누리는 기쁨이 참 기쁨입니다. 파스카의 기쁨은 결코 값싼 기쁨이 아닙니다. 죽음의 고통을 통과한 부활의 기쁨입니다. 십자가 죽음의 고통이 없으면 영광스런 부활의 기쁨도 없습니다. 주님의 선물인 부활의 기쁨을, 파스카의 기쁨을 앞당겨 살기에 고통과 시련을 압도할 수 있는 힘도 받습니다. 며칠전 읽은 사막교부의 일화가 생각납니다.


-압바 포멘이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자기로부터 고통들을 치워달라고 기도했다’고 압바 존 드월프에게 말했다. 또 포멘이 어느 장로를 찾아가, “나는 고통없이 평화중에 있는 나를 발견한다.” 말하자 장로는 대답했다. “가라. 너는 네가 지녔던 고통을 다시 얻을 수 있도록 간청해라. 영혼이 진보할 수 있는 것은 고통에 의해서다. 하여 그는 하느님께 간청했고, 고통이 왔을 때, 그는 더 이상 고통을 치워달라고 기도하지 않았다. 다만, ”주님, 저에게 싸울 힘을 주소서.“ 기도했다.-


-암마 사라도 이런 경우다. 그녀는 13년동안 음란의 마귀와 싸웠다. 그녀는 결고 내적 전투가 끝나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않고, 다만. “하느님, 저에게 힘을 주소서.”하고 기도했다.-


늘 함께 하시는 부활하신 주님 은총의 힘이 고통과의 내적전투에 승리하여 기쁘게 살 수 있게 합니다. 성인들의 특징은 평생 휴식이 없었다는 것, 끊임없이 고통과 시련이 계속 됐다는 것입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늘 겸손하고 낙천적이었으며 기쁨 충만한 삶이었다는 것입니다. 오늘 기념하는 클뤼니 수도원의 성인 아빠스들 역시 그러했습니다.


계속되는 신록의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엄동설한의 겨울을 겪어냈기에 이런 신록의 계절에 신록의 기쁨, 파스카의 기쁨입니다. 주차장 옆 30년쯤 바위사이에 뿌리 내린 단풍나무가 장관입니다. 값싼 신록의 기쁨이 아니라 바위 사이 뿌리 내린 고통과 시련의 삶을 통해 얻은 값비싼 신록의 기쁨임을 상징합니다. 뿌리내림의 고통없이는 신록의 기쁨도 없습니다. 


21년전 수도원 피정 왔던 최안나 수녀님이 제 강론을 인용하여 기고했던 글 일부를 나눕니다. 바로 주차장 옆 바위사이 뿌리 내린 단풍나무를 소재로 했더 강론이었습니다.


-‘주차장 옆 배밭에 있는 커다란 바위틈 사이에 힘차게 자라고 있는 단풍나무를 볼 때마다 신비롭고 놀라운 느낌입니다. 예전에 우리 수사님이 바위틈 사이에 심은 연약한 나무가 죽지 않고 바위사이에 힘차게 뿌리 내려 살고 있으니 말입니다. 


도대체 연약하고 보드라운 생명의 뿌리가 어떻게 죽음과도 같은 딱딱한 바위에 뿌리 내려 살 수 있는가 불가사의입니다. 죽음을 이기는 생명입니다. 죽음에서 뽑아 올리는 생명입니다. 끊임없이 흐르는 물이 거칠고 딱딱한 바위를 깎아 내려 둥글둥글 부드럽게 만들고, 연약하고 부드러운 나무들이 딱딱한 바위를 가르고 뿌리내려 푸르게 자라납니다.


절망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역경속에서도 뿌리내려 푸르게 살아갈 수 있다는 교훈을 줍니다.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뿌리내림에 지치지 않는다면, 끊임없이 흐르는 물로서 산다면, 언제나 푸르른 나무로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체험합니다. 좌절이나 절망으로 뿌리내림을 포기할 때, 웅덩이에 고인 물로 머물 때 삶은 끝입니다. 죽음과도 같은 절망의 현실에, 바위같은 현실에 뿌리내려 살게 하는 간절하고 절실한 끊임없는 기도입니다.‘-(성서와 함께;1997.7월.18쪽).


21년전 1997년 아마 이때쯤 강론이었을 것입니다. 당시 7-8년생 주차장 옆 바위틈 연약했던 단풍나무가 이제 30년 수령樹齡의 건장한 나무가 되었습니다. 그대로 늘 푸른 파스카의 삶을, 파스카의 기쁨을 상징하는 단풍나무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온갖 고통과 시련의 와중에서도 늘 파스카의 기쁨을, 신록의 기쁨을 살게 하십니다. 아무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주님께서 주시는 기쁨과 평화의 선물이 우리를 위로하고 치유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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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5.11 11:08
    주님 저희가 지금 현실에서 겪는 고통을 참 기쁨으로 승화하여
    주님과함께 이겨낼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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