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5.토요일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515-1582) 기념일

에페1,15-23 루카12,8-12

 

 

찬양과 감사의 삶

-참행복-

 

 

오늘 10월15일은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입니다. 지역명을 붙여 ‘아빌라의 데레사’로 부르기도하고, 동명의 데레사와 구별하게 위해 ‘대 데레사’로 부르기도 합니다. 16세기 활동하다 만67세에 선종한 가르멜 수도회의 개혁자이자 제2의 창립자이며 스페인의 수호성인입니다. 

 

참으로 풍부한 일화들에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날도 여전히 감동을 선사하는 성녀입니다. 성녀는 중세 시대의 힐데가트르 폰 빙엔, 시에나의 카타리나와 함께 여성 수도자의 대모로서 존경받고 있으며, 기도의 스승이자 신비체험 및 영성의 대가인 성녀를 교황 바오로 6세는 시에나의 카타리나와 함께 여성으로는 최초로 교회학자로 선포합니다. 

 

성녀에 의해 개혁된 남녀 맨발의 가르멜 수녀회는 19세기말 프랑스의 ‘리지외의 데레사’와 나치 독일의 학살로 순교한 성녀 ‘에디트 슈타인’을 배출한 명문 수녀회이기도 합니다. 성녀의 시대적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성녀가 활약하던 16세기는 천주교의 타락과 더불어 개신교 종교개혁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던 시절이었고, 이런 도전에 직면하여 성녀는 교회의 내부개혁과 쇄신을 추구하는데 앞장섰으며, 이런 역할은 앞서 역시 예수회를 설립하여 교회 개혁에 앞장섰던 스페인 출신의 이냐시오 데 로욜라와 흡사합니다.

 

성녀와 함께 교회 개혁의 조력자이자 동지였던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와의 영적 우정도 참 각별합니다. 성 요한 사제보다 27세 연상의 성녀였지만 영적우정은 나이와 무관함을 깨닫습니다. 두분 성인의 영적우정 관계는 성 베네딕도와 성녀 스콜라 스티카,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와 성녀 글라라와 비슷한 경우로 하느님 섭리의 배려가 참 놀랍고 감사하게 됩니다. 성녀의 사후 성녀의 성무일도에서 발견되었다는 다음 아름다운 시도 감동적입니다.

 

“아무것도 너를 흔들지 못하리라.

아무것도 너를 놀라게 하지 않으리라.

모든 것은 지나가는 것

하느님은 변치 않으시니

인내가

모든 것을 얻게 하리니

하느님을 소유하는 이는

아무런 부족함 없고

하느님만으로 충분하다.”

 

<아무 것도 너를>이란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수녀가 남긴 시에 김충희 수녀가 곡을 붙인 노래가 널리 감동을 선사하며 지금도 여전히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시간되시면 이 곡을 찾아 불러 보시기 바랍니다. 성녀는 1582년 여행 도중에 병으로 쓰러지고, 1개월 만이 10월4일, “주여, 저는 거룩한 교회의 딸입니다.”라는 유언을 남긴채 향년 67세로 선종합니다.

 

성인의 특징은 사랑과 감사입니다. 성녀는 참으로 하느님을, 예수님을 사랑하듯 교회를 사랑했고 매사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았음이 분명합니다. 우리 또한 이런 성녀를 교회에 선물하신 하느님께 저절로 감사하게 됩니다. 찬양과 감사는 참신자들의 빛나는 표지입니다.

 

어제 수도형제들과의 휴게시간중 대화가 생각납니다. 예전 10여년 이상 수도원 직원으로 일했던 형제가 참으로 성실하고 착했는데 감사하는 마음이 전혀 없었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상처에 아파하며 늘 불평중에 어둡게 지냈다는 것이며 이에 대해 제 의견을 첨부했습니다.

 

“아, 감사도 발견이며 선택하여 배우고 훈련해야 합니다. 저절로 감사가 아닙니다. 평생 날마다 발견하고 선택하여 배우고 훈련해야 하는 감사입니다. 이래야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눈만 열리면 널려 있는 감사의 발견이요, 이런 감사를 의식적으로 선택하여, 또 배우며 훈련하는 것입니다. 희망을, 사랑을 발견하고 선택하고 배우고 훈련하듯 감사도 발견하고 선택하고 배우고 훈련해야 합니다. 제 고백성사중 늘 뉘우쳐 고백하는 것이 감사의 부족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편 구절과 행복기도 한 대목도 생각납니다.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 좋으신 분을, 영원도 하시어라. 그 사랑이여.”

 

“끊임없는 찬양과 감사의 기도와 삶중에

 주님이신 당신을 만나니

 당신은 우리를 위로하시고 치유하시며

 기쁨과 평화, 희망과 자유를 선사하시나이다.”

 

찬양과 감사가 한 영성 셋트입니다. 찬양의 삶, 감사의 삶을 살 때 참 행복한 삶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참 좋은 이의 모범입니다. 어제 제1독서 에페소가 그리스도를 통하여 베풀어진 은총에 대한 우리의 “찬양”이었다면, 오늘은 전형적인 “감사”기도입니다. 온통 깨달음을 주시는 하느님께 대한 감사로 가득한 참 아름답고 깊은 내용들입니다. 

 

지혜와 계시의 영을 주시어 주님을 알게 하시고, 마음의 눈을 밝혀 주시어 주님의 부르심과 우리가 지니게 된 희망이 어떤 것이지, 성도들 사이에서 받게 될 주님 상속의 영광이 얼마나 풍부한지 깨달아 알게 하시는 하느님 은혜에 대한 감사요, 우리 믿는 이들을 위한 주님의 힘이 얼마나 엄청나게 큰지를 깨달아 알게 하심에 대한 감사입니다. 마지막으로 최고의 선물인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한 감사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만물을 그리스도의 발아래 굴복시키시고, 만물위에 계신 그분을 교회에 머리로 주셨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모든 면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리스도로 충만해 있습니다.”

 

텅 빈 공허를 텅 빈 충만으로 바꾸시는 그리스도입니다. 무지와 허무, 무의미에 대한 답도 그리스도뿐임을,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뿐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감사하는 믿음이요 감사에 대한 깨달음이 참 중요합니다. 어찌보면 우리 믿음의 여정은 감사의 여정이자 깨달음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날로 주님을 깨달아 알아 갈수록 감사와 믿음도 더해질 것이며 참으로 무지에서 벗어나 참나가 되어 자유로운 빛의 삶을 살 것입니다.

 

찬양과 감사의 기도와 삶이 믿음에는 참 좋은 자산입니다. 찬양과 감사의 영혼의 양날개를 달고 하느님 창공을 나는 자유로운 영혼들입니다. 찬양으로, 알렐루야로 살다가, 감사로, 아멘으로 마치는 긍정적 낙관적 믿음의 여정이라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답겠는지요! 바로 이런 감사하는 믿음이 오늘 복음에 대한 답이 됩니다.

 

오늘 복음은 어제 두려워하지 말고 복음을 선포하라는 명령입니다. 참으로 감사로 충만한 견고한 믿음이라면 두려움 없이 복음을 선포할 것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주저함 없이 주님을 안다고 증언할 것이며, 결코 용서받지 못할 성령을 모독하는 말은 꿈에도 상상할 수 없을 것입니다.

 

주님은 어떤 곤경이나 역경중에도 어떻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말라 하십니다. 우리가 해야 할 말을 성령께서 그 때 알려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진리이자 성령입니다. 감사하는 믿음의 사람들과 늘 함께 하시는 성령이자 주님이십니다. 저절로 나오는 고백입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 감사의 고백중 ‘아쉬울 것 없노라’ 대신 ‘두려울 것 없노라’, ‘걱정할 것 없노라’, ‘부러울 것 없노라’, ‘부족할 것 없노라’ 무엇을 넣어도 다 통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평생 날마다 할 수 있는 참 좋은 영성훈련은 하느님 찬양과 감사뿐입니다. 바로 우리 모두 온마음을, 온힘을 다해 바치는 찬양과 감사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우리의 찬양과 감사에 응답해 무궁한 축복의 선물을 베풀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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