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월요일  성 대 바실리오(330-379)와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330-390) 기념일

1요한2,22-28 요한1,29-34

 

 

 

예수님은 발광체(發光體), 성인들은 반사체(反射體)

-이단에 대한 답은 성인들뿐이다-

 

 

 

동방교회의 4대 교부는 성 아타나시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와 오늘 축일은 지내는 성 대 바실리오와 성 나지안조의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입니다. 오늘 축일을 지내는 두분은 절친이었고 수도생활을 했으며 주교직까지 수행한 분들입니다. 330년 같은 해에 오늘날의 소아시아 터키 지역의 카파토키아에서 태어났으며 ‘예수님은 하느님이 아니다’라는 예수님의 신성을 부인한 아리안 이단과 격렬히 싸우며 끝까지 정통 교리를 수호했던 분들입니다. 

 

성 대 바실리오는 교회 역사상 성인을 가장 많이 배출한 가문중 하나였습니다. 할머니 마크리나, 부친 바실리우스, 모친 에멜리야, 큰 누이 마크리나, 두 동생 니사의 그레고리오, 세바스테의 베드로 모두가 성인품에 올랐습니다. 동방수도생활의 아버지라 할 정도로 수도생활에 대한 업적도 지대합니다. 성인의 회심에 결정적 영향을 주었던 이는 세바스테의 주교, 에우스타시아였으며 다음과 같이 바실리오는 회심 체험을 고백합니다.

 

“나는 어리석은 일들에 대해 시간을 많이 낭비했으며, 헛된 일에 나의 젊음을 거의 소진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어리석게 만든 지혜를 가르치는 일에 헌신했다. 그러다가 문득 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나는 복음서의 진리가 내포한 경이로운 빛을 목도했으며, 이 세계의 왕자들의 지혜는 공허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대로 복음서를 통해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난 회심 체험임을 깨닫게 됩니다. 성인은 병자와 가난한 사람을 구하는 데 매우 적극적이었고 아리우스파와의 투쟁을 계속하면서 동방정교회의 지도자가 됩니다. 성인보다 10년 정도 오래 살았던 절친인 나지안조의 그레고리오는 역시 아리우스 이단에 대항해 정통 교리를 수호하는데 큰 공적을 남겼으며 생애 후반은 수도원에 은거하여 저술활동과 수도생활에 전념합니다.

 

참으로 하느님과 그리스도 예수님을, 교회를 사랑했던 교회의 사람, 성령의 사람, 기도의 사람인 성인들은 이단에 대한 답임을 깨닫게 됩니다. 얼마전 읽은 천사적 박사 성 토마스 아퀴나스 역시 얼마나 하느님을 사랑했는지 ‘공부전에 바쳤던 기도문’이 참 아름답고 감동적이라 전문을 인용합니다.

 

“오, 형언할 수 없으신 창조주 그리스도님, 

당신은 당신 지혜의 보고로부터 천사들의 세 품계를 가려, 저 높은 하늘 위에 배치하시고, 광대한 우주 질서를 참으로 아름답게 안배하셨나이다. 당신은 참빛과 참지혜의 원천이요, 최고 원리이시니, 제 아둔한 정신을 당신의 투명한 빛살로 환히 비추시어, 제 안에 타고난 뿌리깊은 두가지 어두움, 곧 죄악과 무지의 어두움을 말끔히 거두어 내소서.

 

당신은 어린아이의 혀를 달변으로 키워내는 분이시니, 날카로운 통찰력과, 오래오래 간직하는 기억력, 유순하게 배울 줄 아는 겸손과, 철저하게 파헤치는 해석력, 그리고 사리를 분별할 줄 아는 슬기를 허락하소서.

 

진리탐구를 시작하는 저의 정신을 밝게 비추어 주시고, 힘차게 정진할 수 있도록 손잡아 이끌어 주시며, 모자람없이 완성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허락하소서. 당신은 참 하느님이시며 참 인간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아멘.”

 

얼마나 깊고 아름답고 겸손한 기도문인지요! 말그대로 모든 이단에 대한 답이 들어있는 기도문이요, 참으로 그리스도 예수님을 깊이 사랑했던 기도의 사람, 성령의 사람, 교회의 사람인 성 토마스 아퀴나스였습니다. 지난 12.31일 선종하신 베네딕도 16세 교황 역시 여기에 그대로 해당되는 성인이라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바로 오늘 이런 관점에서 보면 말씀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요한1서는 당시 요한계 교회 공동체가 얼마나 치열한 이단들, ‘그리스도의 적’과 대결중인지 알게 됩니다. 요한 사도 역시 다음의 간곡한 말씀을 통해 정통 교리의 수호자임을 알게 됩니다.

 

“아버지와 아드님을 부인하는 자가 곧 ‘그리스도의 적’입니다. 여러분은 처음부터 들은 것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처음부터 들은 것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면, 여러분도 아드님과 아버지 안에 머무르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그분께서 우리에게 하신 약속, 곧 영원한 생명입니다.

 

그분께서는 기름부으심으로 여러분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십니다. 기름부음은 진실하고 거짓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그 가르침대로 그분 안에 머무르십시오. 자녀 여러분, 그분 안에 머무르십시오. 그래야 그분께서 나타나실 때 확신을 가질 수 있고 그분 앞에서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성령의 기름 부음 받음으로 진리를 깨닫게 되고 그분안에 머물게 됩니다. 참으로 그분 안에 머무를 때 무지에서 벗어나 자신을 알고 주님이신 그분을 앎으로 저절로 겸손과 지혜의 사람이, 교회의 사람, 성령의 사람, 기도의 사람이 되니 결코 이단에 떨어지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바로 이의 모범이 복음의 세례자 요한입니다. 성령의 은총으로 주님을 사랑하여 주님을 알면 알수록 참 자기를 아는 겸손에 이르게 됩니다. 모든 적그리스도의 이단자들은 주님도 모르고 자기도 모르는 무지의 교만에 눈먼 자들입니다. 오늘 복음의 세례자 요한의 고백은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나는 그리스도도 아니다. 나는 예언자도 아니다. 다만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 나는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런데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이신데, 나는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정말 주 그리스도 예수님을 만나 그분 안에 머무르는 참빛이신 주님의 증언자, 참으로 겸손한 주님의 빛을 반사하는 주님의 반사체인 세례자 요한의 고백입니다. 참빛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 발광체發光體라면 겸손한 성인들은 예외없이 시종여일, 일편단심 주님만을 사랑하며 모두가 참빛인 주님을 반사하는 반사체反射體이자 증언자로 살았습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주님 안에 머물러 발광체이신 참빛이신 주님을 반사하는 반사체로, 겸손한 진리의 증언자, 협력자로 살게 하십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37 사랑이신 하느님은 참 권위의 원천 -“사랑밖엔 길이 없네”-2023.1.10.연중 제1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01.10 241
2936 세례는 은총의 선물이자 평생 과제이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딸), 내 마음에 드는 아들(딸)이다”-2023.1.9.월요일 주님 세례 축일 프란치스코 2023.01.09 197
2935 순례 여정 -꿈의 순례자들-2023.1.8.주일 주님 공현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3.01.08 200
2934 삶의 중심; 주 예수님 -구원의 표징, 영광의 표징, 믿음의 표징-2023.1.7.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01.07 241
2933 예닮의 여정 -진리이신 예수임을 증언하는 삶-2023.1.6.주님 공현 대축일 전 금요일님 프란치스코 2023.01.06 201
2932 형제애의 실천 -주님께 인도하는 사랑-2023.1.5.주님 공현 대축일 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01.05 197
2931 참 아름다운, 행복한 제자의 삶 -주님을 증언하는, 주님의 소명에 응답하는 삶-2023.1.4.주님 공현 대축일 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1.04 197
2930 성인聖人이 됩시다 -“주님,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2023.1.3.주님 공현 대축일 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01.03 240
» 예수님은 발광체(發光體), 성인들은 반사체(反射體) -이단에 대한 답은 성인들뿐이다-2023.1.2.월요일 성 대 바실리오(330-379)와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330-39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1.02 204
2928 축복 받은 인생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2023.1.1.주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세계 평화의 날) 프란치스코 2023.01.01 207
2927 말씀찬가, 말씀예찬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2022.12.31.토요일 성탄 팔일 축제 제7일 프란치스코 2022.12.31 238
2926 순례 항해航海 여정중의 성가정 공동체 -가장의 리더십-2022.12.30.금요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프란치스코 2022.12.30 226
2925 빛 속의 정주(定住) 생활 -사랑의 계명 준수-2022.12.29.목요일 성탄 팔일 축제 제5일 프란치스코 2022.12.29 200
2924 빛과 어둠의 싸움 -“회개하라! 기억하라! 잊지마라! 역사는 반복된다!”-2022.12.28.수요일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프란치스코 2022.12.28 201
2923 주님의 애제자 -사랑의 사도, 성 요한-2022.12.27.화요일 성 요한 사도 복음 사가 축일 프란치스코 2022.12.27 205
2922 사랑의 첫 순교자 성 스테파노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봅시다”-2022.12.26.월요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프란치스코 2022.12.26 209
2921 로고스(말씀) 찬미가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2022.12.25.주일 주님 성탄 대축일 낮미사 프란치스코 2022.12.25 192
2920 오늘 우리 구원자 주 그리스도 태어나셨다! -하느님께 영광, 사람들에게 평화-2022.12.25.주일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 이사9,1-6 독서기도 성경독서;이사11,1-10 교부독서;레오 대교황의 성탄강론1-3 이사9,1-6 티토2,11-14 루카2,1-14 프란치스코 2022.12.24 153
2919 내 삶의 성경 ‘렉시오디비나’ 하기 “참나로 사는 방법” -회개, 겸손, 감사, 찬미-2022.12.24. 토요일 12월24일 프란치스코 2022.12.24 196
2918 세례자 요한의 출생 -“우연은 없다, 모두가 하느님의 섭리 은총이다”-2022.12.23.금요일 12월23일 프란치스코 2022.12.23 301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