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9.18.연중 제24주간 수요일                                               1코린12,31-13,13 루카7,31-35

 

 

사랑은 아무나 하나?

“무지에 대한 답은 평생 사랑 공부와 실천뿐이다”

 

 

“주님 찬양하라 내 영혼아

 한평생 주님을 찬미하라.

 이 생명 다하도록 내 하느님 기리리라.”(시편146,1-2)

 

지금도 생각하면 잘 했다 싶은 평생 좌우명입니다. 여전히 만족하고 행복해 하는 다음 평생 좌우명입니다. 그동안 수도생활 생존비법의 평생 좌우명이요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꽃같은 하루

 꽃같이 살자

 詩같은 하루

 詩같이 살자

 비움은 지극히

 고요히 함은 두터이”

 

하느님의 꽃이, 하느님의 시가 하느님의 사랑이자 지혜인 예수님입니다. 꽃이, 시가 상징하는바 아름다움이요 사랑입니다. 꽃같이, 시같이 살아간다 함은 ‘아름다운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비움은 지극히, 고요히 함을 두터이 할 때 비옥한 마음의 토양에서 보기 좋게 자라나는 꽃같은 삶, 시같은 삶입니다. 

 

시(詩)같은 인생은 말씀(言)의 사원(寺)에서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랑의 인생을 의미합니다. 사랑과 지혜는 함께 갑니다. 무지에 대한 답은 사랑이자 지혜가 됩니다. 평생 사랑을 공부하고 실천함이 지혜요 무지에 대한 참 좋은 답입니다. 오늘 옛 현자의 말씀도 지혜로운 삶에 좋은 지침이 됩니다.

 

“남을 들여다보기는 쉬워도 나를 깨닫기는 어렵다. 그래서 옛 선비들은 허물을 지적받을 때 기뻐하였다.”<다산>

이런 이들이 사랑과 지혜의 관대한 어른이자 참 선비입니다.

“다른 사람을 아는 것은 ‘슬기로움(智)’이지만, 자신을 아는 것은 ‘현명함(明)’이다.”<도덕경>

 

“사랑은 아무나 하나?” 얼마전 강론 제목이었지만 오늘의 강론 제목이기도 합니다. 사랑도 평생 배워야 함을 깨닫습니다. 이래야 지혜로워지고 무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오늘 주님의 탄식이 깊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왜곡된 사랑, 변질된 사랑, 병든 사랑의 무지한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 그리고 당대의 세대에 대한 깊은 탄식입니다. 

 

“이 세대 사람들을 무엇에 비기랴? 그들은 무엇과 같은가?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이들과 같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공감과 배려, 섬세함과 존중이 사라진 무감각하고 냉소적이고 무뎌진 무지의 영혼들을 상징합니다. 그대로 왜곡된 사랑, 병든 사랑, 변질된 사랑의 무지의 사람들을 상징합니다. 있는 그대로 보는 사랑과 지혜의 눈이 아니라, 편견으로 고착된 왜곡된 시선의 눈먼 무지의 사람들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와서 빵을 먹지도 않고 포도주를 마시지도 않자, ‘저자는 마귀가 들렸다.’ 하고, 사람이 아들이 와서 먹고 마시자,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하고 너희는 말한다.”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날도 여전히 현존하는 세대들이요 회개가 시급한 이들이요, 우리도 또한 그러합니다. 지혜가 옳다는 것을 지혜의 모든 자녀가 드러냅니다. 요한과 예수님이 지혜의 자녀들이요, 두분의 삶안에서 하느님의 손길을 볼 수 있는 자들 역시 지혜의 자녀들입니다. 참으로 순수한 사랑을 지닌 우리들이라면 우리 역시 지혜의 자녀들이 됩니다.

 

사랑은 무엇입니까? 우리를 참으로 지혜의 자녀들이 되게하는 평생공부하고 실천해야 할 사랑은 무엇입니까? 바오로 사도가 왜곡된 사랑, 변질된 사랑, 병든 사랑을, 한마디로 무지의 사랑을 치유할 절호의 기회를 줍니다. 바로 바오로 사도의 사랑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이런 사랑은 연인간의 육체적 성적 에로스적 사랑도 아니요, 친구간의 우정같은 필로스적 사랑도 아닌, 하느님을 닮은 일방적 이타적 사랑이요, 인간 모두에 대한 차별이 없는 연민과 존중, 배려의 사랑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라 정의할 때 그런 사랑입니다. 밑빠진 독에 물붓듯  끊임없이 주어지는 일방적 사랑입니다. 

 

끊임없는 아가페 사랑의 동력은 어디서 기인합니까? 필로스 사랑입니다. 예수님 친구와 끊임없이 주고 받는 우정의 사랑이 아가페 사랑의 샘이 됩니다. 제 아무리 많은 능력에 온갖 뛰어난 덕행을 지녔다 해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이런 사랑은 추상적이 아니라 구체적 생생한 행위로 표현되니 각자 사랑의 현상태를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1.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

2.사랑은 친절합니다.

3.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4.사랑은 무례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5.사랑은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진실을 두고 기뻐합니다.

6.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

7.사랑은 언제까지나 스러지지 않습니다.

 

이래서 삶은 예수님을 닮아가는 사랑의 여정이요, 우리는 영원한 초보자라 고백하는 것입니다. 날로 사랑이 성장, 성숙하여 주님을 닮아갈 때, 지금은 거울에 비친 어렴풋한 모습이지만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볼 것이며. 지금은 부분적으로 알지만, 그때에는 하느님께서 나를 온전히 아시듯 나도 온전히 알게 될 것이니, 바로 이것이 우리의 궁극의 희망입니다. 

 

믿음, 희망, 사랑은 끝까지 계속되지만 으뜸은 사랑입니다. 우리가 무한한 창조주 하느님과 마주할 때, 믿음은, 희망은 필요없을 것이니, 우리 존재의 모든 가능한 욕망이 영원히 충족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가페 사랑은 남을 것입니다. 하느님과 마주할 때, 우리는 그분으로부터 흘러나오고 우리를 창조된 행복으로 채워주는 그 아가페 사랑에 영원히 젖을 것입니다. 

 

이미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맛보는 천상에서의 아가페 사랑이요,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의 불순한 사랑을 부단히 정화하고 성화하여, 우리 모두 꽃같은, 시같은 아가페 사랑의 삶을 살게 합니다.

 

“은총과 자비로 관을 씨워 주시는 분,

 한평생을 복으로 채워주시니,

 네 청춘 독수리마냥 새로워지도다.”(103,4ㄴ-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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